[창원=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인천에서 시작과 끝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죠. 그만큼 책임감이 커요."
'돌아온 연어' 정 혁(35)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정 혁은 올 여름 '친정팀' 인천 유나이티드로 돌아왔다. 2009년 인천에서 데뷔한 정 혁은 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인천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2013년 정인환 이규로와 함께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스타군단 전북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하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최영준 류재문 백승호 등이 가세하며 설자리를 잃은 정 혁은 중앙 미드필더를 찾던 '친정팀'의 부름에 응답했다. 정 혁은 "인천이라는 팀은 늘 애틋했다. 다시 돌아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실제 매년 연락도 왔었다. 그때마다 고민이 많았는데, 이번엔 진짜 고민이 없었다. 더 늦으면 안된다는 생각"이었다며 "시작과 끝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물론 그만큼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인천행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정 혁은 "조성환 감독님이 제주에 계실 때부터 함께 하자고 하셨다. 당시 재계약을 했던 시기라 연을 맺지 못했다. 올 초에도 이야기를 하셨는데, 지난해 경남FC(임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나름 자신감이 있었다. 전북 김상식 감독님도 기회를 준다고 이야기를 하셨고. 그런데 부상자들이 생각보다 빨리 돌아오고, 백승호도 영입됐다. 그래도 나름 할일이 있었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국을 준비하고 있었다. 라면까지 사놨다. 그때 연락이 온거다. 5시간만에 결정이 났다. 와이프와 상의도 못했다. 인천이 아니었다면 그대로 출국했을거다. 감독님 믿고 고민없이 빠르게 진행했다"고 했다.
다시 돌아온 인천은 어땠을까. 정 혁은 "물론 전북과 비교는 할 수 없지만, 내가 뛰던 시절 보다는 훨씬 좋다. 당시에는 직접 빨래도 했어야 했다. 내가 조끼 담당이었는데, 냄새 난다고 혼나기도 했다. 지금은 장비 담당도 있고, 환경적으로도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최고참 역할을 했던 전북에서와 달리 형들도 생겼다. 정 혁은 "내 위에 세명이나 있다. (김)남일이형, (이)동국이형 느낌이 난다"고 했다. 이어 "인천 간다니까 동국이형이 갈데 없으면 송도 집에서 자고 가라더라. 말이라도 감사하다. 송도로 이사할 예정인데, 연예인이라 자주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웃었다.
전북에 대해서는 고마운 마음 뿐이다. 정 혁은 "작별 인사 영상 찍는데 전북에서의 시간들이 스쳐지나가더라. 아내가 단장님이랑 이야기 하다 펑펑 울더라"며 "전북에서 함께 오래 했던 선수들이 많이 아쉬워해줬다. 감독님은 기회를 많이 못줘서 미안해 하시더라. 전북에서 아쉬움은 없다. 후회없이 뛰었고 과한 사랑도 받았다. 오히려 올해 말에 끝났으면 서로 불편했을 수도 있는데, 해피엔딩으로 끝났다"고 웃었다.
정 혁은 후반기 조 감독이 기대하는 히든카드다. 몸상태도 좋다. 정 혁은 "아길라르가 몇살이냐고 물어봐서 답을 했더니 '크레이지'라고 하더라. 연습경기를 했는데 (김)도혁이 보다 많이 뛰었더라"라며 "전북에서는 뛰어난 선수들이 많아 내 것만 하면 됐지만 여기는 다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 많은 것을 하고 싶다"고 했다. 어렵게 돌아온 만큼, '유종의 미'를 원했다. 정 혁은 "인천 유니폼을 입고 홈경기를 뛴다고 생각하니 소름돋고 기분이 좋다. 전북에서도 그랬지만 인천에서도 늘 그랬던 것처럼 잘 준비해서 팬들에게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어려운 상황에서 좋은 대우를 해주셨으니 보답하고 싶고, 인천에서 은퇴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창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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