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투수는 제5의 내야수라고 한다. 공을 던질 때까지는 투수지만 던진 이후엔 타자의 맨 앞에 있는 수비수다.
특히 투수의 수비 능력이 필요할 때는 번트 수비다. 빠르게 대처한다면 굳이 주자를 진루시키지 않을 수 있다.
KT 위즈의 주 권이 30일 LG 트윈스전서 바로 투수에게 꼭 필요했던 수비능력을 보여주며 팀 승리를 지켰다.
주 권은 4-3으로 앞선 8회말 2사후 등판해 9번 이영빈을 삼진으로 처리해 이닝을 끝낸 뒤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렸다. KT 이강철 감독은 "8회부터 박시영과 주 권 김재윤에게 2아웃씩을 맡기려 했다. 마무리인 김재윤의 투구수 등을 줄여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9회말 주 권은 선두 홍창기만 잡으면 임무 완수. 그런데 중전안타를 맞았다. 무사 1루의 동점 위기가 왔다. 빠른 대주자 신민재가 1루에 있었다.
이 감독은 그런데 투수를 바꾸지 않았다. 이유는 마운드에 주 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상대가 도루를 할 수도 있고 번트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주 권을 뒀다"면서 "주 권이 번트 수비가 좋고 김재윤의 경우 모션이 커서 도루 위험도 있었다. 만약 타격을 하게 될 때 주 권이 체인지업이 있어서 병살을 유도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의 생각대로 됐다. 2번 이천웅의 번트 타구가 투수 정면으로 가자 주 권이 공을 잡자 마자 2루로 뿌려 병살타로 이었다. 2사 주자가 없는 가운데 마무리 김재윤이 올라와 김현수를 아웃시키고 경기를 마무리.
이 감독은 "더러 다른 경기들을 보면 투수가 아예 포기를 하고 수비에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투수 자기 점수다. 투수도 수비를 잘해야 한다는 것을 주 권이 보여줬다. 1사 2루와 2사 주자가 없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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