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로 발돋움한 김민우(26)의 공이 점점 매서워지고 있다.
지난 2일 잠실 LG전에서 7⅓이닝 무실점으로 팀 10연패를 끊은 데 이어, 9일 인천 SSG전에선 6이닝 1실점으로 팀 연승의 밑거름이 됐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강렬했다. LG전에선 8회 1사까지 마운드에 올라 흔들림 없는 투구로 팬들의 기립박수를 끌어냈다. SSG전에서도 팀이 2-1로 근소한 리드를 지키던 상황에서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제이미 로맥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과감한 몸쪽 포크볼로 루킹 삼진,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김민우는 도쿄올림픽 최종 명단 합류가 결정된 지난달 16일을 전후해 연패하면서 흔들렸다. 시즌 초반에 비해 구위가 떨어졌다는 게 한화 벤치의 판단.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김민우를 휴식 차원에서 로테이션에서 제외했다. 닉 킹험의 부상 복귀 이전, 로테이션에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으나, 시즌을 길게 볼 때 김민우의 휴식이 개인과 팀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이 결정은 복귀 후 김민우의 구위 회복과 2연승으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
SSG전 승리로 김민우는 시즌 9승에 성공하며 생애 첫 두 자릿수 승수를 눈앞에 두게 됐다. 한화에서 규정 이닝을 채운 토종 10승 투수가 나온 것은 지난 2010년 류현진(192⅔이닝, 16승)이 마지막이었다. 2015년 안영명(현 KT)이 10승을 거둔 바 있으나 125⅓이닝으로 규정이닝엔 미치지 못했다. 소위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의 조건으로 여겨지는 '규정이닝 10승 투수 확보'는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가 어떻게든 풀어야 할 숙제였다.
김민우는 올 초 스프링캠프에서 자질을 인정받아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개막전 선발은 국내 투수가 맡아야 한다"는 수베로 감독의 지론을 한화 팬들은 반기면서도, '미완의 대기'인 김민우가 그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보여줄지엔 물음표를 붙였던 게 사실. 하지만 김민우는 벤치의 믿음을 지키고자 스스로 각성했고, 새로운 역사 문턱에 다가감과 동시에 독수리군단을 대표해 태극마크를 짊어지는 영광까지 일궜다.
김민우는 오는 19일 대표팀 합류 전까지 로테이션상 한 차례 선발 등판 기회가 있다. '도쿄행 출정식'이 될 이 등판에서 김민우가 새 역사를 쓰게 될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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