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
24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평가전에서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타선 침묵 속에 패색이 짙었으나 1-2로 뒤진 9회말 1사 만루에서 김혜성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0-2로 뒤진 7회 오재일의 좌월 솔로포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표팀은 이날 낯 선 투수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
LG 좌완 선발 손주영이었다. 3이닝 동안 1안타 1볼넷 무득점으로 끌려갔다. 11타자 중 5명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2017년 데뷔 후 단 10경기 만을 던진 무명 투수. 타점과 디셉션, 익스텐션이 좋아 최고 145㎞의 빠른 공의 체감스피드는 150㎞ 이상이었다. 좌우 낮게 찔러들어오는 묵직한 패스트볼이 끝까지 살아서 미트에 꽃혔다.
리그 중단 이후 살짝 감이 떨어진 대표팀 타자들로선 속수무책이었다. 1회만 해도 선두 이정후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는 등 조심스레 피칭하던 손주영은 이닝을 거듭할 수록 자신있게 공격적으로 들어왔다. 대표팀 타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표팀으로선 올림픽 무대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모의 상황. 객관적 전력이 우위라도 투수 놀음인 야구에서 낯 선 상대 선발에 끌려가다 보면 의외의 패배를 당할 수 있다. 첫 상대 이스라엘전을 앞두고 김경문 감독이 가장 경계하는 부분이다. 김 감독은 "생소한 상대 선발에 어~ 하고 끌려가다 어려운 승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야구는 절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게임이다.
그런 면에서 이날 5회까지 손주영 이상영 등 두 좌투수에게 1안타 무득점으로 끌려간 대표팀은 아프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 실제 이런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느낀 경기였다.
김경문 감독도 경기 후 "상대투수가 좋았다. 올림픽에서 이런 어려운 경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인한 임기응변도 경험했다.
5회 사구를 맞은 허경민과 햄스트링이 좋지 않은 최주환을 6회초 교체했는데, 하필 오지환이 스파이크에 얼굴이 찢어지는 부상을 했다. 강백호가 급히 3루수로 투입돼 이닝을 마쳤다. 7회부터는 외야수 박해민을 2루에 배치하는 임기응변을 발휘했다. 평가전 때나 해볼 수 있었던 최악의 상황 대비 모의 훈련.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투수를 11명으로 늘리느라) 다른 팀들도 야수들이 8경기를 치르기에는 전체적으로 충분하지 않다. 도쿄 가기 전에 준비 안 했던 포지션도 나가보고, 이런 일도 있을거라 생각하고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낯 선 투수와 갑작스런 부상 대처. 올림픽 실전 무대에 앞서 꼭 필요한 '백신'을 접종한 하루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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