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오심 줄이기 공약은 공염불?'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020년부터 K리그 심판 운영 및 교육 권한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갖고 있던 심판 운영권을 넘겨받은 협회는 당시 목표로 공언했던 게 있다.
이른바 오심 대폭 감소다. 당시 협회는 '2019년 K리그 VAR 판독(온필드리뷰+VAR 체크) 오심은 총 16회'라는 통계까지 제시하며 "50% 이상 줄이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1년 반이 지난 지금, 그 공약은 착실하게 수행되고 있을까. K리그 현장 목소리를 들어보면 '헛웃음'부터 들린다. "줄어들기는 커녕 더 심해진 것 같다"는 불만이 더 많다.
통계도 그렇게 나온다. 축구협회 집계에 따르면 연맹이 심판권을 갖고 있던 2019년 시즌에는 오심(이하 VAR 판독 기준)이 25.5경기당 1회(총 16회)였다. 2019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한 라운드 축소를 하지 않아서 총 408경기(리그1 228경기+리그2 180경기)였다. 협회 관리 체제가 시작된 2020시즌에는 29.7경기당 1회(총 10회)로 소폭 감소했다. 코로나19 라운드 축소로 경기수가 297경기(리그1 162경기+리그2 135경기)로 줄어들어든 점을 감안하면 크게 호전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는 시즌 중이라 아직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그동안 협회 심판위원회가 라운드 별로 발표하는 평가소위원회 보고서를 보면 '50% 절감'은 여전히 공염불이다. 여기에 VAR 판독을 하지도 않았다가 오심으로 드러난 사례까지 합치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초반 박지수(당시 수원FC·현 상무)에 대한 연이은 오심 사건 등으로 K리그의 신뢰를 떨어뜨렸던 '오심의 망령'은 A매치-ACL 휴식기가 끝난 뒤에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무관중, 폭염으로 답답해 하는 축구팬들의 불쾌지수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2일 협회가 발표한 심판소위원회 결과가 대표적 사례다. 14∼21일 치러진 K리그1, 2 총 8경기를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오심으로 인정된 사례가 총 5건에 달했다. 서울이랜드-김천상무의 K리그2 21라운드에서 서울이랜드 유키와 상무 명준재에 대해 퇴장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 오심이었고, 경남과 부천의 경기 전반 36분에 나온 안태현(부천)의 태클에 대한 파울 선언-페널티킥 판정 또한 정당한 태클로 정정됐다. 당시 부천은 페널티킥 선제골을 허용한 뒤 0대2로 패했다. 이 오심이 아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 모를 일이다.
수원 삼성도 부천과 비슷한 억울함을 당했다. 지난 20일 수원FC와의 경기에서 한석종이 2번의 경고로 퇴장당했는데 모두 오심으로 판명났다. 1-0으로 리드하던 수원은 한석종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놓인 끝에 1대2로 역전패했다. 오심 피해를 입은 팀으로서는 귀중한 승점 3점을 잃은 셈이지만 어디 구제받을 길도 없다.
전반기 광주-대구전과 인천-울산전에서도 광주와 울산이 오심으로 인해 억울하게 승점을 잃어버린 사례가 있는 등 피해 구단만 늘어나고 있다.
특히 그간의 심판소위원회 발표와 판정 논란을 분석한 결과 특정 팀에 대한 피해가 집중되는 현상도 발견됐다. 수원 삼성의 경우 지금까지 21경기 중 7경기(오심 인정 2회 포함)에서 판정 논란의 희생양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심판 관리권이 연맹에서 협회로 넘어간 이후 나아진 게 전혀 없다는 의견이 팽배하다"면서 "심판 교육을 강화한다는 등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보다 특단적인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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