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마블 스튜디오의 수장 케빈 파이기의 고민이 상당하다. 배우 스칼렛 요한슨과 디즈니의 자사 OTT 플랫폼 디즈니+의 소송전으로 앞으로 공개될 마블 라인업 역시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각) 미국 LA에서 열린 액션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데스틴 다니엘 크리튼 감독) 프리미어에 참석한 케빈 파이기는 11월에 개봉 예정인 '이터널스'(클로이 자오 감독)의 극장과 디즈니+ 동시 개봉에 대해 언급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케빈 파이기는 "'이터널스'는 당연히 극장 개봉이 우선이다"고 했지만 곧이어 "다만 앞으로의 상황을 두고 봐야할 것 같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이는 현재 디즈니와 스칼렛 요한슨의 소송에 대한 부담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코멘트였다.
앞서 스칼렛 요한슨은 '블랙 위도우'(케이트 쇼트랜드 감독)가 극장과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동시 개봉한 것은 출연료 계약 위반이라며 미국 로스엔젤레스 고등법원에 디즈니를 상대로 소장을 제출했다. 스칼렛 요한슨은 '블랙 위도우'를 개봉하는 과정에서 디즈니가 극장 개봉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독점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를 어기고 스트리밍 서비스로 동시 개봉했다며 계약 위반을 주장했다.
이 소송전은 할리우드 전반을 뒤흔들었다. '블랙 위도우' 보다 먼저 개봉된 디즈니의 또 다른 작품 '크루엘라'(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의 주연 엠마 스톤과 '정글 크루즈'(자움 콜렛세라 감독)의 주연 에밀리 블런트 또한 스칼렛 요한슨의 소송을 지지하며 파장을 키웠다. 특히 엠마 스톤은 디즈니와 소송전 대신 협상을 선택, '크루엘라' 출연료로 800만달러(약 94억3000만원)를 받게 됐고 2편 계약 역시 최소 1000만달러(약 117억8000만원) 이상을 받게 됐다.
할리우드 영화사와 극장들은 개봉 후 45일 안에 OTT 플랫폼에 작품을 배포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이런 할리우드 내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디즈니는 곧바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극장·디즈니+ 동시 개봉을 철회하고 극장 단독 개봉 후 45일 뒤 디즈니+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스칼렛 요한슨의 소송 승패에 따라 디즈니가 입는 타격도 상당할 전망. 케빈 파이기 역시 이런 분위기를 의식해 '이터널스'의 방향을 두고 고민에 빠진 상태다. 그는 일단은 극장 개봉을 우선시하되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극장 스코어에 따라 '이터널스'의 개봉 방향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점을 암시했다.
무엇보다 '이터널스'는 '아시아의 드웨인 존슨' '한국의 터프가이' 마동석이 출연하는 첫 마블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디즈니+의 한국 론칭 역시 11월로 확정되면서 '이터널스'의 극장과 디즈니+ 동시 공개는 사실상 기정사실화 된 작품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이번 소송전으로 '이터널스' 역시 극장 선개봉 이후 디즈니+ 공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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