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4일 대구 삼성-SSG전.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8-5로 앞선 SSG의 9회초 공격.
선두타자 추신수가 바뀐 투수 김대우의 2구째 133㎞ 패스트볼을 강타했다. 직선으로 뻗어간 타구가 투수 김대우의 머리쪽을 스치듯 맞으며 굴절됐다. 급히 몸을 왼쪽으로 틀며 글러브로 튕겨냈기에 망정이지 자칫 대형 부상으로 이어질 뻔 한 아찔한 장면.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질 만큼 강한 타구였다.
놀란 삼성 벤치에서 트레이너가 전광석화 처럼 마운드로 뛰어올라왔다.
삼성 벤치 만큼 놀란 사람은 추신수였다.
타구가 크게 굴절돼 외야 중간에 떨어진 공. 추신수의 빠른 발을 고려할 때 2루를 노려볼 수 있었다. 가뜩이나 선두타자였기에 2루 진루의 의미가 컸다.
하지만 추신수의 시선은 타구가 아닌 김대우에게 머물러 있었다.
1루를 밟자마자 그대로 멈춰 섰다. 2루 쪽으로는 갈 생각도 하지 않았다. 심판에게 타임을 요청했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헬멧을 벗고 마운드 쪽을 향했다. 고의가 아니지만 미안함이 가득한 제스처였다.
트레이너와 이야기를 나누던 김대우에게 조심스레 다가갔다. 선배 추신수를 발견한 '젠틀맨' 김대우는 괜찮냐는 물음에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서 "괜찮다"는 말을 반복했다. 큰 일 날 뻔 했던 아찔한 상황에서도 김대우는 변함 없이 놀란 선배를 챙겼다.
김대우는 지난 6월15일 잠실 두산전 4회말 서울고 후배 박건우의 타구에 오른쪽 정강이를 강타당했다.
구급차에 실려가는 큰 부상 속에서도 미안해 어쩔 줄 모르는 후배 박건우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손 인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올 시즌 두번째 타구 사고. 김대우는 이번만큼은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벤치는 선수 보호 차 바로 교체를 결정했다. 돌아서는 김대우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추신수도 그제서야 1루로 돌아갔다.
빅리거 출신 리그 최고참. 야구보다 사람이 먼저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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