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 프로 스포츠에서 첫 해 성적이 좋았으나 그 다음 해에는 부진한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2년차 징크스라고 한다. 운동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느라 체력이 바닥났는데, 회복하기도 전에 두 번째 시즌을 치르려니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의외로 2년차 징크스를 겪는 선수들이 많다.
KT 위즈 소형준도 이에 해당한다. 올시즌 2년차 징크스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구단 프로그램에 따라 체력 관리를 했음에도 전반기에 고전했다. 다행히 후반기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시즌이 두 달이나 남아 지금의 컨디션이 지속될 지는 알 수 없다.
소형준은 지난 25일 수원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4안타를 내주고 1실점하는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올시즌 15경기에서 79⅓이닝을 던져 4승4패, 평균자책점 4.20의 성적. 지난해 26경기에서 133이닝을 투구해 13승6패, 평균자책점 3.86을 올리며 신인왕에 올랐는데, 올해 페이스가 떨어진 게 수치로도 드러난다.
소형준은 올해 시즌 초반 엔트리에서 한 번 제외됐다. 부상 아니라 체력 관리 차원이었다. 시작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이다. 4월 29일 복귀한 뒤에도 들쭉날쭉했다. 전반기 13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4.85, 피안타율 2할8푼3리를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3경기에서는 1승1패, 평균자책점 1.26, 피안타율 2할8리다. 지난 19일 LG 트윈스전에서 5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그는 이날 SSG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 후 소형준은 "한 달(올림픽 브레이크)을 쉬면서 생각을 많이 했다. 안 좋은 부분을 찾아 개선점을 찾고 훈련했다. 후반기 들어서면서 올시즌 가장 좋은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컨디션과 구위에 나름 만족한다는 얘기다.
그는 전반기 부진에 대해 "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커맨드가 안되다 보니 1,2구에 볼을 먼저 던지고 파울이 나온 뒤 승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결정구가 없다"면서 "(배)제성이형이 결정구가 안되면 좀더 편하게 던지라고 하는데, 그마저도 안됐다"고 했다.
결정구 말고도 구속도 문제다. 직구 평균 구속이 지난해에 비해 2~3㎞ 정도 줄었다. 소형준은 "스피드가 작년 만큼 나오지 않는데다 두 번째 시즌을 맞아 초반에 생각이 많았다. 마운드에 오르면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며 "한 달을 쉬면서 작년 후반기에 어떻게 던졌는 지 봤다. 생각을 단순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제성이형이 룸메이트다. 작년에 들어와서 138~139㎞를 던지길래 원래 그 정도 구속인 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019년 기록을 보니 150㎞를 던졌더라. 그렇게 던진 줄 몰랐다"며 "트레이너 코치님들이 그러는데 열에 여덟은 그런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 했다. 스스로도 2년차 징크스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어 소형준은 "형들이 다 잘 하고 있어 나까지 잘 던지면 우리가 충분히 1위를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딱히 부담은 없다"며 웃음을 지어보인 뒤 "스피드는 지금대로 가다. 믿을 가지고 던지겠다. 겨울에는 착실이 준비해서 스피드가 높아지길 기대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수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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