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기적 같은 보름 만의 복귀.
일주일이 흘렀다. 뛰는 사람보다 보는 사람이 더 조마조마한 무한질주.
'돌아온 캡틴'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31)은 아무 문제가 없을까.
'왼쪽 엄지 인대 손상→수술 권유→재활 선택→최소 4주 재활' 소견을 절반 뚝 잘라 2주로 줄였다.
비현실적 기간 단축. 게다가 대주자, 대수비 뿐 아니라 타격도 멀쩡한 선수처럼 소화한다.
복귀 후 단 3경기 만에 아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벌써 4경기 째 뛰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배팅 때의 울림 문제. 하지만 그는 신기하리만큼 멀쩡해 보인다.
실제 그는 각종 인터뷰 때마다 "전혀 통증이 없다. 나도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며 겸연쩍게 웃기를 반복한다.
선발 복귀 후 매 경기 안타 하나씩을 기록하던 박해민은 3일 두잔전에 3안타를 몰아쳤다. 3타점 2득점이 따라왔다. 팀도 타격전 끝에 13대9로 이겼다. 4위로 추격중인 두산을 상대로 최근 2연패에서 탈출했던 중요한 경기. 톱타자 박해민의 존재감이 각별했다.
부상 부위는 잊고 경기에 깊숙이 몰입하고 있음이 확실해 보였다. 경기 후 몸 상태를 물었다.
"타격에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나아졌어요. 배트 돌릴 때 통증은 전혀 없고요. 다만 빗맞아 먹히는 타구가 나올 때 울림이 있는 정도인데, 사실 모든 선수가 배트가 먹히면 당연히 오는 통증이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크게 지장은 없는 것 같아요."
의학적으로도 불가능한 기적적 회복 속도. 특별한 비결이 있을까.
"타고난 좋은 몸이요? 글쎄요.(웃음) 커뮤니티 같은 데를 보면 팬분들께서 '삼성에서 개발한 뭐가 있는 거 아니냐'고 하시기도 하던데요(웃음). 저도 왜 그런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그저 제가 야구하고 싶은 의지와 정신력이 있고, 의학적으로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힘도 있고, 거기서 나오는 긍정적 생각들이 모여서 가능해진 건지도 모르겠어요."
야구를 못한 보름 간의 금단현상.
재활 중에도 수시로 라팍의 1군에 와 최채흥의 눈물 사건을 놀리며 선수단과 호흡하는 시간을 보낸 캡틴은 충만한 의욕 속에 돌아왔다. 그러다보니 살짝 마음이 앞섰다. 4경기를 치르며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잘하고픈 욕심에 결과가 안 좋았어요. 제가 원하는 타이밍에 왔다 하고 배트를 돌렸는데 인플레이 타구와 결과가 안나오더라고요. 경기에 꾸준히 나가다 보니 그런 욕심이 사라지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아요."
짧은 기간 동안 여러 부침을 겪으며 더욱 단단해진 캡틴. 그가 6년 만에 현실이 된 라팍 가을야구의 선봉에 설 참이다. 시즌 막판, 몸과 마음이 힘겨운 후배들을 향해 캡틴은 진심과 간곡함을 담은 당부를 잊지 않는다.
"많이 힘들텐데, 이제 몇게임 안 남았거든요. 다음주 4경기를 하면 잔여경기 휴식일도 있으니까요. 조금만 더 힘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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