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에이스는 에이스였다. 케이시 켈리의 완벽투가 LG트윈스의 1위 도전 의지를 달궜다.
LG는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자이언츠 전에서 켈리의 6이닝 완벽투와 대폭발한 메가트윈스포를 앞세워 13대3 대승을 거뒀다.
켈리는 6이닝 동안 산발 4안타만을 허용하며 이렇다할 위기 없이 최고의 호투를 펼쳤다. 삼진 6개는 덤. LG 타선도 채은성과 이재원의 홈런 포함 장단 14안타를 몰아치며 롯데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반면 롯데 토종 에이스 박세웅은 제구 불안 속 4이닝 3실점, 투구수 100개로 고전한 끝에 패전투수가 되며 가을야구를 꿈꾸던 팀에 아쉬움을 안겼다.
최고의 피칭을 펼친 만큼, 경기 후 만난 켈리의 표정은 밝았다. 체력이 한계에 달했을 시즌 막판이지만, 켈리는 "캡팀 김현수의 리드 속에 더그아웃 분위기는 매우 좋다. 지금도 충분히 1위 추격이 가능하다"며 활짝 웃었다.
"요즘 같은 시기의 선발등판은 너무 기대된다. 투수로서 떨리면서도 재미있는 경기들이다. 경기전 유강남과 '일단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자. 그리고 변화구를 섞어서 던지자'라고 약속했다. (계획대로 잘되서)타자들의 타격 밸런스가 무너진 덕분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우리 수비도 좋아서 효율적인 피칭을 했다."
특히 5회 정훈과 11구까지 가는 치열한 신경전 끝에 삼진을 잡아낸 투지가 돋보였다. 1사 2루 상황인 만큼 다음 타자를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놓치지 않았다. 켈리는 "여러가지 공을 던졌는데 다 파울로 만들더라. 쉽지 않은 승부였다"면서 "어떻게든 스트라이크를 던져서 잡아내고 싶었다. 마지막에 안 던지던 체인지업을 던진게 좋았다"고 돌아봤다.
LG의 홈인 잠실은 올시즌 대부분 무관중으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이날 사직구장에는 다수의 원정팬들이 찾아와 '무적 LG' 응원에 맞춰 켈리와 LG를 응원했다.
켈리는 모처럼의 응원에 감명받은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잠실이 크기 때문에 (사직보다)내겐 유리하지만, 원정 와서 팬들을 만나면 정말 에너지가 다르다. 먼 곳까지 와서 응원해주는 게 너무 고맙다. 난 이런 KBO리그의 팬 문화가 너무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팬들로 꽉찬 야구장을 상상하면 너무 행복하다"면서도 "방역수칙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2019년 처음 한국에 온 켈리는 첫해 14승, 지난해 15승, 올시즌 13승으로 흔들림없는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LG 외국인 최다승 종전 기록(헨리 소사 40승)을 깨뜨린 켈리는 "승수에 목표를 두진 않는다. 18승을 하고도 한국시리즈 못간 것보단 팀의 우승을 원한다"면서도 "정말 영광스런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LG는 이영빈 문보경 문성주 고우석 정우영 등 투타를 가리지 않고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팀이다. 켈리는 3년차 외국인 선수이자 에이스로서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멘토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투수 뿐 아니라 야수들도 내게 많은 것을 묻는다. 내가 야구를 잘 안다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그래도 아는대로 노하우를 최대한 공유하고, 최선을 다해 답하고 있다. LG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선수들이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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