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른 추위를 녹이고도 남을 뜨거운 투수전이었다.
1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선 두 외국인 투수 간 자존심 싸움이 치열했다. 한화 이글스 라이언 카펜터,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가 나란히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 투구를 펼쳤다.
올 시즌 28경기서 단 5승(12패)에 그쳤던 '불운의 아이콘' 카펜터는 리그 1위 KT 타선을 상대로 역투를 펼쳤다. 6회까지 95개의 공을 뿌리면서 5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점)했다. 유일한 실점은 5회말 3루수 노시환의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낸 뒤 황재균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내준 점수였다. 이날 최대 위기였던 6회말 2사만루에선 장성우를 2루수 뜬공으로 잡고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우며 시즌 11번째 QS를 완성했다.
이달 들어 구위가 좋았던 쿠에바스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7회까지 한화 타선을 상대하면서 탈삼진 10개를 뽑아냈다. 3회초 최재훈에 적시타를 내주면서 첫 실점했으나, 이후 7회까지 별다른 위기 없이 총 112개의 공을 뿌렸다. 그러나 타선 득점 지원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쿠에바스는 불펜에 마운드를 넘길 수밖에 없었다.
팽팽하던 긴장감은 불펜으로 공이 넘어간 뒤 허무하게 깨졌다. KT에서 파열음이 났다. 8회초 쿠에바스에 이어 등판한 박시영이 첫 타자 장운호를 삼진으로 잡고 출발했으나, 정은원 최재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1, 3루 실점 위기에 놓였다. KT는 좌완 조현우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하주석과 상대하던 조현우가 폭투를 범하면서 실점했다.
한화는 운이 따랐다. 카펜터의 호투 뒤 '국내 에이스' 김민우가 깜짝 불펜 등판했다. 수베로 감독은 김민우가 지난 7일 대전 SSG전 선발 등판 이후 공백이 길어지자, 이날 상황에 따라 김민우를 등판시키겠다는 뜻을 경기 전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카펜터가 호투를 펼치면서 균형이 이어졌고, 김민우가 1이닝을 잘 막은 뒤 타선에서 결승타까지 나왔다. 이날 팀이 2대1로 이기면서 김민우는 1이닝을 던지고 시즌 13승을 가져가는 행운을 잡았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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