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동희는 지금 문앞에 서있다. 그 문 열고 나가는 일만 남았다"
시즌 전 한동희(22)를 향한 롯데자이언츠 팬들의 기대는 엄청났다. '포스트 이대호'라는 별칭이 그 기대감을 대변한다. 시즌전 "별명에 보답하려면 올해 3할 30홈런 100타점 정도는 해야되지 않을까요?"라며 넉살좋게 웃기도 했다.
한동희는 롯데 구단이 큰 기대를 갖고 지명했고, 입단 이후 확실하게 '밀어주며 키운' 선수다. 데뷔 첫해부터 주전 3루수를 맡았고, 2년간 200타석이 넘게 출전했다. 아쉬운 타격 성적과 어설픈 수비에도 계속해서 기회를 부여했고, 지난해부터 그 기대에 보답하기 시작했다. 올해로 2년 연속 풀타임 출전중이다.
2021 정규시즌 종료를 앞둔 지금 한동희의 타격 성적은 타율 2할7푼1리 17홈런 6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3 61볼넷 111안타 92삼진. 타율 홈런 타점은 물론 볼넷과 삼진 수까지 지난해와 대동소이하다.
다만 시즌 도중 긴 슬럼프를 겪었음에도 잘 이겨내고 '회복'했다고도 볼 수 있다. 출장경기가 줄면서 안타 수(128→111)도 다소 줄었다. 하지만 OPS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스탯티즈 기준, 2.47→3.40)은 향상됐다. 타격의 질적인 측면은 좋아졌다는 뜻.
장타력만큼은 이미 인정받을만 하다. 팀내 홈런 수에서 이대호(19개)에 이어 2위다. 아직 롯데의 간판 타자로 불리기엔 아쉬움이 있다. 이대호는 물론 전준우 정훈 안치홍 손아섭 등 올시즌 롯데의 팀타율 1위를 이끈 선배들의 존재감에 미치지 못한다.
25일 만난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한동희는 문 열고 나가는 일만 남았다. 마지막 한 걸음"이라며 웃었다. 실책도 14개로 개수도 줄고, 수비 범위도 넓어졌다는 평. 팬들의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수비도 여러번 펼쳤다. 경기 막판이긴 하지만 2루수로 출전한 적도 있다. 서튼 감독은 "운동신경이 좋아 1,2,3루가 모두 가능하지만, 최고의 포지션은 3루"라고 단언했다.
"한동희처럼 어린 선수들이 1군에서 경험을 쌓고 많은 타석을 소화하면서 투수와 상대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생기는 과정이다. 어떻게 타격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투수가 방식을 조정하고 시작하면 타자도 거기에 맞춰 조정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김원중의 경우 선발 유망주에서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탈바꿈시킨 롯데 육성 전략의 성공 사례다. 지난해 리그 최다 블론(8개)이란 조정기를 거쳤고, 올시즌엔 어느덧 오승환(44세이브)에 이은 구원 2위(34세이브)로 성장했다. 3연투를 버텨내는 강인한 체력까지 갖췄다.
서튼 감독은 "멘털이 더 강해졌고, 모든 구종을 원할 때 (존에)넣었다 뺐다 하는 능력이 생겼다. 준비도 잘하고, 훈련도 열심히 하고, 경기 계획도 잘 세우는 선수다. 그런 사전 준비가 경기력으로도 나오고 있다"며 칭찬했다.
한동희 역시 개구진 성격과 별개로 진지한 훈련 태도와 연구하는 자세는 호평받고 있다. 이제 한동희에게 남은 건 마지막 한 걸음이다. 서튼 감독은 "이제 한동희가 보여줘야할 모습은 '꾸준함'"이라고 강조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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