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우리팀 수비가 정말 좋다. 상대팀을 좌절시키는 것 같다."
사령탑과 외국인 선수만 바뀌었을 뿐인데, 최하위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가 완전히 달라졌다. 순위표 맨 아래에서 맨 위로 단번에 뛰어올랐다. 특히 디펜딩챔피언 GS칼텍스 Kixx를 상대로 컵대회 결승에 이어 정규시즌 1-2라운드까지 3연승 중이다.
특히 10일 GS칼텍스 전은 올시즌 현대건설의 막강 전력이 제대로 드러난 한 판이었다. GS칼텍스는 2020년 3월 1일 이후 619일만에 첫 셧아웃(정규시즌 기준) 패배였다. 주포 강소휘가 7득점에 그칠 만큼 완벽히 틀어막혔고, 외국인 선수 모마(1m84)를 비롯한 전반적인 높이의 열세를 절실하게 체감했다. 월드리베로 오지영의 흔들림에 따라 리시브를 비롯한 수비진도 난조 그 자체였다.
반면 현대건설은 주포 야스민의 압도적인 파워를 앞세워 개막 7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야스민은 올시즌 6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5.3점(공격 성공률 43.73%)으로 팀 공격을 주도할 뿐 아니라, 1m96의 큰 키를 살려 강력한 블로킹까지 돋보인다. 덕분에 가뜩이나 국내 최강으로 불리던 '배구만렙' 양효진과 이다현의 센터진은 이제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감을 뽐낸다.
리베로 김연견이 부상 후유증을 완전히 털고 국가대표 시절의 수비력을 되찾았고, 공격부담을 덜어낸 고예림-황민경과 함께 그물망 수비 조직력을 과시하고 있다. 김다인 역시 지난 시즌의 미숙함을 벗고 노련미가 더해졌다.
강성형 감독의 끈끈한 지도력이 이들 모두를 하나로 묶고 있다. 그는 "베테랑과 어린 선수들의 조화, 공수에서의 연결에 신경을 많이 썼다. 분위기를 이어가다보니 안되던 것도 되고 있다. 배구는 (팀플레이를)만들어가는 종목이더라. 한번에 끝나지 않더라도 하나씩 만들어가면 된다. 마무리를 야스민이 잘해주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래서일까. 현대건설이 가장 경계하는 팀은 역시 사령탑 김형실 감독을 중심으로 팀 전체가 차지게 뭉친 AI 페퍼스(페퍼저축은행)다. 강 감독은 1라운드 전승의 최대 위기로 페퍼저축은행전(3대2 승)을 꼽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오는 13일 광주에서 페퍼저축은행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그는 "엘리자벳이 무섭다. 패기가 넘치는 팀이라 쉽지 않다. 지난 페퍼저축은행전은 이겼지만 속상한 경기였다. 이번엔 우리 선수들이 더 마음먹고 잘해주지 않을까"라며 의지를 다졌다.
히어로 인터뷰에 임한 야스민 역시 페퍼저축은행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야스민은 1라운드 MVP 선정에 대해 "잘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그 틈에서 내가 눈에 띄었다는 게 영광스럽다"면서 "우리 팀 수비가 워낙 좋다보니 내게 공격 기회가 온다. 잘 받아올린 공을 득점으로 이어가면 기분이 정말 좋다"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야스민은 '1라운드에서 눈에 띄는 타 팀 선수'를 묻자 망설임 없이 국내 선수는 이소영(KGC인삼공사), 외국인 선수는 엘리자벳을 꼽은 뒤 "정말 잘하는 선수들"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현대건설은 연승에 취하지 않고 있다. 야스민 역시 "아직 시즌 초반이니까 (우승이나 라이벌보다는)한경기 한경기, 눈앞의 팀에 집중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장충=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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