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악동' 푸이그는 순한 양이 돼서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2021년 12월 9일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불과 얼마전까지 류현진과 LA 다저스에서 함께 뛰었던 야시엘 푸이그가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했다는 소식이었다.
푸이그는 역대 한국을 찾은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지명도가 높은 인물이다. 한국에서 야구를 안다는 사람 중에 류현진을 모르는 사람은 없고, 류현진이 다저스에서 뛸 때 푸이그의 활약을 안본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푸이그의 한국행 가능성이 나왔을 때부터 많은 야구팬들이 푸이그의 모습에 관심을 표했고, 계약 소식이 알려지자 환호했다.
모두가 알고 있다. 푸이그가 현재 한국에 올 정도로 실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기행을 일삼는 악동 이미지 때문에 2년간 메이저리그 팀의 외면을 받았다. 그리고 키움 행은 그동안의 이미지를 날려버릴 수 있는 기회이다.
한국은 외국인 선수에게 친절하다. 그저 외국인 선수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한명의 팀원으로, 친구로, 선배·후배로 생각하고 친근하게 다가간다. 한국 야구는 예의를 중요시 한다. 심판에게 깎듯이 인사를 하고, 심지어 투수가 타자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졌을 때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보낸다. 그런 나라에서 푸이그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메이저리그 팀이 그를 부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푸이그를 보는 두개의 시각이 있다. 실력이 있는 선수이고, 한국의 정을 느낀다면 좋은 매너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가 있는 반면, 악동 이미지를 버리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자신만의 플레이를 고집하다가 한국 야구에 적응못하고 일찍 짐을 쌀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가장 좋은 예는 KT의 윌리엄 쿠에바스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따뜻한 정을 느끼고 팀과 하나가 된 케이스. 쿠에바스는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만의 피칭을 고집했던 투수다. 올시즌이 3년째인데도 시즌 중반까지 코칭스태프와 이 때문에 대화를 해야 했다. 그런데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고, 한국을 찾은 아버지의 사망이라는 충격 속에서 선수들과 프런트의 진실된 위로에 그는 마음의 문을 열었다. 눈물까지 흘리며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말한 쿠에바스는 "1000%의 힘으로 팀에 헌신하겠다"고 말했고, 이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10월 31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에선 불과 사흘 전 108개의 공을 던진 뒤 이틀만 쉬고 다시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무실점을 펼치는 기적같은 피칭을 하며 팀의 1대0 승리,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었다.
가장 나쁜 예는 사실 많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 제법 뛴 선수들이 KBO리그의 수준을 낮게 보고 쉽게 덤벼들었다가 실패하고 돌아간 경우가 많이 있었다. 성적은 떨어지고 자존심은 있다보니 팀과 불협화음을 내고 문제를 일으킨 경우도 있었다. 2군에 내려보내자 2군 훈련장이 아닌 공항으로 가서 무단 출국을 한 LG의 제임스 로니, 감독에게 화를 낸 SK의 루크 스캇 등이 대표적인 선수들.
한국 야구팬들은 류현진과 즐겁게 지내며 멋진 플레이를 했던 푸이그를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고척 스카이돔을 비롯한 한국의 야구장에서 펼쳐준 뒤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가 멋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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