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했던 네이버가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노사 공동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국회에 해명한 지 일정 시간이 지났음에도 정작 공식 발표와 시행은 하고 있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진정성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기도 하다.
13일 국회와 정보기술(IT)업계 등에 따르면 네이버 노사는 지난 10월 19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이달 10일까지 4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네이버는 노조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과 과도한 업무시간 방지 조치, 공동 복지제도 신설, 평가·보상 개선 등을 요구받았음에도 구체적인 답변은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사측은 노조 요구에 대해 법률적인 검토 시간이 꽤 필요하다는 원론적 반응만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국회에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따른 개선 계획'을 제출하고 직장 내 괴롭힘 신고·구제 절차의 전면 개편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발표나 시행은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당시 네이버는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노조·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괴롭힘 조사위원회 및 심의위원회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징계를 결정할 인사위원회 운영 규정과 모니터링 업무담당자 마련, 법정근로시간 최대치에 도달할 경우 시스템 접속을 제한하는 '셧다운(shut down)', 사옥 출입을 제한하는 '게이트오프(gate-off)' 도입 역시 검토할 것이라 밝혔다.
이와 관련, 네이버가 국회에 노사 공동 조사·심의기구 신설안을 제출하고도 노조 요구를 외면하고 있어 국회에 자료를 제출했던 것이 국감을 피해 가기 위한 꼼수 아니었느냐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IT업계 관계자는 "5월부터 네이버 노조가 괴롭힘 방지 대책을 요구했지만 네이버 측 응답은 없는 것으로 안다. 국감 때 이목이 쏠리는 대책 마련에 적극적인 척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 노조는 사측에 노사 상생을 위한 대화를 시작한 만큼 네이버를 위해 일하는 1만여 노동자에게 유의미한 결실을 볼 수 있도록 교섭이 진정성 있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네이버 사측은 "교섭 안건이 많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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