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모병원이 병원 내 코로나19 방역 강화 상황에서도 응급 뇌혈관질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병원장 최승혜) 신경외과 은진·박해관 교수팀은 코로나19 방역 강화로 응급의료센터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진료절차가 복잡해짐에 따라 은평성모병원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한 뇌혈관 폐색을 동반한 급성 뇌경색 환자 88명을 대상으로 방역 강화 전과 후의 혈전제거술 소요 시간과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은평성모병원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던 2020년 3월부터 응급의료센터를 내원하는 모든 환자들을 대상으로 중증도 분류를 더욱 강화해 효과적인 진료체계를 구축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한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 곧바로 음압격리실에 격리하고, 선제적으로 가슴 엑스레이 촬영 및 기침, 감기, 발열 증상을 확인한 뒤, 응급 시술이나 수술 중 의료진이 Level D 보호장구를 착용한 상태에서 처치하는 방식으로 응급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은진 교수 연구팀이 코로나19 방역체계가 본격적으로 강화된 시점인 2020년 3월 이전에 뇌혈관 폐색을 동반한 급성 뇌경색으로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환자 45명과, 새로운 방역체계를 가동한 2020년 3월~12월까지의 환자 43명의 치료 과정을 분석한 결과, 두 기간 모두에서 혈전제거술 시행까지 걸리는 소요시간과 시술 결과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환자들이 내원 후 영상 진단까지 걸리는 시간은 코로나19 유행 전 중앙값(median)을 기준으로 14분이었으나 방역이 강화된 후 코로나19 연관 증상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 28.5분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내원 후 혈전제거술이 이뤄질 때까지의 시간은 각각 145분과 140분, 시술 시간은 각각 60분과 43분으로 나타났으며,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 후 뇌혈관 혈전을 완전히 제거하는데 걸리는 전체 시간도 209분과 189분으로 방역 강화로 인한 지연은 없었다. 또, 뇌경색 시술 후 예후를 나타내는 점수 척도에서도 두 그룹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뇌경색은 뇌세포로 가는 혈류가 감소해 회복이 불가능한 뇌세포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구음장애, 편마비, 인지장애 등 환자에게 심한 신경학적 후유장애를 남길 수 있는 질환이다. 뇌경색의 원인으로는 동맥경화증이나 심장색전 등으로 인해 혈관이 막히는 경우 등이 있으며 흡연자, 고령 환자에서 그 빈도가 증가한다. 주요 뇌혈관 폐색으로 인해 뇌경색이 발생하는 경우, 증상 발생 후 4시간 30분 이내에 환자가 응급실에 내원했다면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볼 수 있으나 치료율은 약 30% 정도에 그쳐 물리적인 혈전 제거술이 추가로 필요한 환자들이 많다. 혈관 내 혈전제거술은 혈전을 최대한 빨리 제거할수록 환자의 신경학적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은평성모병원 신경외과 은진 교수는 "뇌혈관 폐색은 골든타임 내에 치료를 시행해야 환자의 생명을 지키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응급 질환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시간과의 싸움에서 의료진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처해있다"면서 "강화된 감염관리 절차에 따라 영상 진단이 이뤄지는 시간이 평소보다 더 소요됐지만 의료진간에 약속한 체계적인 대응을 통해 시술의 전체적인 시간을 줄였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경외과 박해관 교수는 "코로나19를 비롯해 향후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응급의료센터 내원 환자들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SCI급 학술지 대한신경외과학회지(Journal of Korean Neurosurgical Society) 2021년 12월 호에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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