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안 좋은 이야기 들리면 안 되잖아요."
두산 베어스는 2022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서울고 좌완투수 이병헌(19)을 지명했다.
고심 끝에 내린 고민이었다. 이병헌은 지난 7월 말과 8월 초 두 차례에 걸쳐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고교 2학년 때 이미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지던 그였지만, 고3 시절 절반을 재활에 돌입하게 됐다.
서울권 전체 1지명을 가지고 있던 두산은 이병헌의 미래를 기대했다. 팔꿈치 수술인 만큼, 재활 성공 가능성도 높고, 고2 때 보여준 퍼포먼스면 충분히 프로에서 좋은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수술에도 1차 지명이 된 이병헌도 남다른 책임감을 내비쳤다. 이병헌은 "구단에서도 날 많이 믿고 뽑아주신 것이다. 향후 뽑아주신 것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 안 들리고 좋은 투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산의 선택을 받은 이병헌은 프로 입단 후에도 꾸준히 재활을 하며 몸을 만들어갔다. 문동주(한화) 김도영(KIA) 이재현(삼성) 등 동기생이 차례로 1군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이병헌은 외로운 싸움을 견뎌나갔다.
이병헌은 "동기들은 1군 캠프에도 가고 그랬는데, 나는 ITP를 소화하고 그랬을 때라 많이 뒤쳐진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동시에 이들의 활약에 날도 갈았다. 이병헌은 "이재현, 조세진(롯데)은 같은 학교라 청백전에서 만났다. (이)재현이는 청백전에서 내가 많이 졌다"라며 "잘치는 애들이라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들었다. 다시 제대로 붙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5월이 돼서야 캐치볼을 비롯해 피칭에 돌입한 그는 "계획대로 맞춰서 잘하고 있다"라며 "완벽해질 때까지 차근차근 하려고 한다"고 평정심을 유지해왔다.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조금씩 건강해지는 모습에 위안 삼았다.
프로에서의 적응도 순조로웠다. 이병헌은 "프로에 오니 재미있다.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더 좋다"라며 "(박)치국이 형이 많이 챙겨주시고, (김)대한이 형도 친근하게 잘 대해주셨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28일 이병헌은 마침내 첫 실전에 나섰다. 1이닝을 예정하고 마운드에 올라온 가운데 공 10개로 아웃카운트 세 개를 채웠다.
선두타자 이병규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후속 이재홍에게 3루수 땅볼 이끌어내며 병살타로 주자를 모두 지웠다. 이주형을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실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2㎞. 슬라이더를 함께 곁들였다.
두산 퓨처스 관계자는 "프로 입단 후 첫 실전등판이었기 때문에 일정한 릴리스 포인트 및 밸런스를 잡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첫 피칭을 마친 뒤 "설레기도 했고, 걱정도 했다. 1년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가 뛰게 되니 너무 좋고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긴 재활을 거친 만큼, 이병헌의 소망은 '건강'이었다. 이병헌은 "안 아프고 많은 경기에 뛰면서 오래 야구를 하고 싶다. 또 내가 있는 팀에는 내가 꼭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신인왕 욕심도 없다. 안 아프게 우선이다. 안 아프게 하면 나머지 결과가 좋을 것 같다"고 1군 데뷔의 날을 기다렸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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