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의 내년 시즌 외국인 타자를 생각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2020년 MVP인 멜 로하스 주니어다.
2020년 홈런, 타점, 득점, 장타율 등 4관왕에 오르며 정규리그 MVP를 품에 안았던 로하스는 KT의 재계약 제안을 뿌리치고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 2년 계약을 했다. 그런데 2년간 한신에서 자신의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했다. 그런데 KT는 올시즌 영입한 헨리 라모스가 부상으로 빠지게 됐고, 대체 외국인 타자의 성공 여부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로하스가 내년에 다시 KT로 오는 것 아니냐는 말이 계속 나돌았다. 새로 계약한 앤서니 알포드가 부진할 경우 로하스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이제 로하스를 얘기하기가 애매해졌다. 알포드의 클러치 능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알포드는 지난 7월 30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서 9회초 2아웃에서 극적인 동점 스리런포를 날렸다. 4-7로 뒤진 9회초 2사 1,3루서 고우석의 커브를 받아쳐 잠실 구장의 좌측 담장을 넘겼다. 세이브 1위였던 LG의 최강 마무리 고우석에게서 시즌 첫 블론 세이브를 안겼다.
비록 이날 경기가 연장 10회말 문보경의 끝내기 홈런으로 LG가 승리를 가져갔지만 알포드의 극적인 홈런은 팬들의 뇌리에 박힐만했다.
알포드는 지난 7월 12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2-3으로 뒤진 9회말 배정대의 동점 솔로포가 터진 뒤 곧바로 역전 끝내기 솔로포를 터뜨리기도 했다. 상대가 레전드 마무리인 오승환이었다. 7월 2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0-0 팽팽하던 상황에서 5회말 선제 투런포로 흐름을 바꾸기도 했다. 1일 현재 타율 2할7푼8리, 6홈런, 26타점을 기록 중.
KT 이강철 감독은 처음엔 그의 선구안을 높이 평가했다. 적응할 수록 KBO리그 투수들의 유인구에 잘 속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이제는 그의 장타력에 매력을 느꼈다. 최고의 클러치 타자인 박병호에 알포드까지 가세하면서 KT 타선은 강백호가 빠진 상태에서도 위력적인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가 약한 것이 흠이긴 하다. 기초부터 다시 가르쳤다. 그러나 열심히 배우고 있고, 노력하는 자세가 좋다. 로하스도 외야 수비가 그리 뛰어나지 않았고, 가끔은 성의 없는 모습을 보여 질타를 받기도 했었다.
이 감독은 "내년에도 쓰고 싶을 정도다"라며 알포드의 발전에 흡족함을 내비쳤다. 알포드 역시 "KT팬분들이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고 서포트를 많이 해 주신다. 한국에서 오래 뛰고 싶다"라고 했다.
지금과 같은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내년시즌 KT 유니폼을 입고 뛸 외국인 타자는 로하스가 아닌 알포드일 가능성이 높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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