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KBO리그 40년을 대표하는 레전드 포수. '헐크' 이만수 전 감독(64)는 "야구한지 52년째인데, 오늘이 가장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이 전 감독은 2014년 SK 와이번스 사령탑을 끝으로 프로야구 현장에서 손을 뗐다. 대신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으로서 라오스와 베트남 등 인도차이나 5개국에 야구를 보급하는 '야구 전도사'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프로야구 40주년 레전드의 한 명으로 선정돼 대구를 찾은 그는 야구 불모지에서 활동하다보니 최신식 야구장인 라이온즈파크가 마냥 부럽다. 라오스도 나름 깔끔하게 야구장을 지었는데, 베트남은 아직 축구장을 개조한 울퉁불퉁한 야구장이 전부라고.
조만간 새 야구장을 멋지게 지을 예정이다. 이 전 감독은 "베트남 야구가 어제(29일) 처음으로 전국에 2시간 넘게 생방송 중계됐다. 거긴 날씨가 워낙 덥기 때문에, 모든 행사가 아침 8시에 시작된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은퇴하고 94㎏까지 쪘었는데, 지금은 많이 뺐다. 81㎏ 정도니까, 현역 마지막해하고 똑같다. 일하고 나서 몸이 회복이 잘 안되서 건강에 신경을 썼다. 인도차이나 5국(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말레이시아)이 모두 야구를 하는게 내 꿈이니까…라오스, 베트남 야구협회가 창설된게 참 보람차다. 그래도 베트남은 벌써 메이저리그(MLB) 숍이 생겼더라. 젊은 나라니까, 앞으로 10년 정도면 기대할만하다."
이 전 감독은 '가장 기쁜 날'이라고 했다. 자신이 프로야구 레전드임을 자랑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 바로 자신의 손자다. 이날 라이온즈파크에 새겨진 삼성 영구결번 1호, 22번 백넘버를 보여줬다고.
"손자는 말만 들었지 할아버지를 잘 모른다. 요즘 야구에 푹 빠져있는데도 그랬다. 아까 잠깐 그라운드에 나갔더니 삼성팬분들이 날 보곤 소리를 지르시는데, 손자가 어리둥절해서…52년 야구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하루다."
전날 저녁에 입국한데다 휴가철이라 차가 막혀 대구까지 내려오는데 6시간반이 걸렸다고. 하지만 이 전 감독은 인터뷰 내내 미소로 가득했다. 그는 "팬들이 많이 와주셔서 감사한데, 성적이 조금 더 좋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고향에 오니 마음이 편안하고…내려온 보람이 있다"고 했다.
그가 라이온즈파크를 찾은 건 이번이 3번째다. 2016년 연예인 올스타와 치른 라이온즈파크 개장 기념 경기, 그리고 2017년 롯데 자이언츠와의 클래식 시리즈 레트로 행사차 방문한 이후 5년 만이다.
앞선 2번의 방문 모두 대구중 시절부터 함께 해온 평생의 친우 김시진 전 감독였다. 김 전 감독은 이날도 경기감독관으로 현장을 찾았다.
이 전 감독은 시포(시구를 받는 포수)로 나섰던 5년전과 달리 이번엔 시구자였다. "10구 정도 던져보면 된다"는 자신감 그대로, 가볍게 포수 미트에 공을 꽂아넣어 모두를 감탄케 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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