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KIA 타이거즈 서재응 투수 코치는 6-3 리드를 잡은 연장 10회말 심판에게 투수 교체 사인을 냈다.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마무리 투수 정해영. 3점차 세이브 상황에서 KIA가 승리를 굳히기 위해 당연히 내놓아야 할 카드였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정해영을 바라보는 눈빛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정해영은 2일 한화전에서 4-4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가 선두 타자 하주석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블론세이브라면 마무리 투수에게 언젠가는 한 번쯤 경험할 수밖에 없는 시련. 하지만 지난해 본격적으로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정해영에겐 첫 경험이라는 점, 7월 들어 난조를 보였던 기억을 되짚어보면 이날 투구는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었다.
정해영은 선두 타자 정은원에 안타를 내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진 타석에선 제구가 흔들렸다. 포수 한승택이 정해영을 안심시키려 했으나, 볼넷을 내주면서 주자가 채워졌다. 이런 가운데 전날 끝내기포의 주인공 하주석이 타석에 섰다.
정해영은 높은 코스 직구를 앞세워 유리한 볼 카운트를 만들었고, 결국 삼진을 잡아냈다. 이어진 박정현 타석에서도 직구와 변화구를 섞으면서 삼진을 만들어냈다. 아웃카운트 1개만 채우면 세이브를 추가하고, 전날 끝내기 트라우마를 지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순간 제구가 다시 흔들리면서 김태연을 볼넷 출루시켜 2사 만루, 끝내기 위기를 자초했다.
타석엔 7회말 동점포의 주인공 최재훈이 섰다. 8회말 1사 만루에서 병살타로 물러난 최재훈의 집중력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 정해영은 초구 볼로 출발했으나, 최재훈의 방망이를 이끌어내면서 유리하게 아웃카운트를 꿀어갔고, 결국 루킹 삼진을 잡으면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시즌 25세이브. 정해영은 동료들과 승리 세리머니를 하면서 전날 악몽을 훌훌 털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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