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정재(50) 감독이 "'헌트'로 연출 데뷔, 부담 이상의 공포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첩보 영화 '헌트'(이정재 감독, 아티스트스튜디오·사나이픽처스 제작)에서 안기부 해외팀 차장 박평호를 연기함과 동시에 '헌트'를 통해 연출 데뷔에 나선 이정재 감독. 그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헌트'의 연출 과정을 밝혔다.
이정재 감독은 "어렸을 때 신촌에 살았는데 최루탄 냄새가 익숙했다. 일주일에 4~5일 맡기도 했다. 그런 일이 많이 있었다. 시위가 격렬했을 때였고 그 때 나는 초등학생이었다. 감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니었다. 그게 일상이다 보니 시위가 일상화가 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새 정부가 들어서고 많은 뉴스가 공개되면서 내가 어릴 때 알았던 사회적 분위기와 다른 내용이 많았다. 그때부터 사회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헌트'는 프리프로덕션이 오래 걸린 작품이다. 첫째 주제가 잡히지 않았고 그 주제를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아예 없었다기 보다는 다른 주제로 겉돌아았다. 내 옷에 맞는 주제가 아니다보니 글이 안 써지더라. 사실 '헌트' 각본을 쓰던 시기가 5년 전이었다. 그 시기가 정치적으로 뉴스가 제일 많이 나올 때였다. 여러 사건이 있었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는 등 많은 일이 있었다. 전에는 정치적인 일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양쪽 진영의 말이 어느 때는 이쪽이 옳고 어느 때는 저쪽이 옳을 때가 있으니까 중간자의 입장이다. 중도라고 볼 수 있는 나였는데 4~5년 전 나라에서 극명하게 갈등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고 '왜 우리는 편이 나눠지는 것 같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왜 이렇게 갈등을 해야 하나?' 싶었다. 연예 뉴스보다 정치 사회 뉴스가 더 다이나믹하지 않았나? 그런 뉴스를 보면서 과연 누가 우리를 갈등하게 만드는지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그 쪽으로 주제를 잡으면서 우리의 신념, 나의 신념은 옳은 것인가를 곱씹게 됐다. 왜 우리는 대립하고 분쟁해야 하는 것인지 생각하면서 '헌트'의 주제가 잡혀 그 다음부터 좀 더 용기를 냈다. 이 주제라면 이야기 해 볼 만 할 것 같았다. 포기에서 조금 더 용기쪽으로 가다보니 과감해진 것 같다"고 의미를 전했다.
또한 "실제 사건을 영화로 다룬다는 게 어마어마한 부담이었다. 시대 배경을 현재로 하려고 노력했다. '굳이 내가 이런 역사적 사실을 영화에 넣어야 할까?'란 고민도 있었다. 자칫 잘못했을 때 비난과 안 좋은 영향들을 혹여 다음 연기할 때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공포감까지 느낄 정도였다. 그래서 첩보 장르에만 집중해서 현대극으로 만들려고 했지만 주제가 다시 잡히면서 이 정도면 도전해볼만 했다. 역사적인 사실에서 스파이 장르를 결합하는데 꽤 어려웠다. 셀 수 없을 정도로 포기하려고 글 쓰기를 중단하려고 했던 순간도 많았다. 이 영화는 충무로의 유명 감독이 못하겠다고 한 작품인데 내가 뭐라고 할 수 있나 싶기도 했다. 개인적인 아집이 아닌가 싶었다. 훨씬 훌륭한 감독도 못하겠다고 했는데, 포기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들이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정재, 정우성, 전혜진, 허성태, 고윤정, 김종수, 정만식 등이 출연했고 이정재 감독의 첫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1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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