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연관짓지 말아주세요(웃음)."
한화 이글스는 장민재(32)가 마운드에 설 때마다 거짓말처럼 연패를 끊는다. 5월 15일 대전 롯데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팀 9연패를 끊었고, 6월 24일 대전 삼성전에서도 5⅓이닝 무실점으로 10연패 탈출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2일도 그랬다. 올 시즌 9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KIA 타이거즈와 만난 한화는 장민재의 5이닝 1실점 호투 속에 4-1 리드를 잡았다. 8회초 동점을 허용했으나, 9회말 터진 하주석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KIA전 첫 승을 거뒀다. 장민재는 동점으로 '노 디시전'에 그쳤으나, KIA전 첫 승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면서 '연패스토퍼'의 위용을 다시 떨쳤다.
3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만난 장민재는 연패스토퍼라는 별명을 두고 "연패와 연관짓지 말아달라"고 손사래를 치면서도 활짝 웃음을 지었다. 그는 "어젠 정말 사우나 안에서 던진 것 같다"며 "빗맞은 안타가 계속 나오고 투구 수가 늘어나 '오늘은 좀 힘들겠다' 싶었는데, 이후 야수 도움 속에 위기를 잘 넘긴 게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장민재는 올 시즌 초반 중간 계투로 출발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의 잇단 부상 속에 대체 선발로 기회를 얻었고, 이후 연패를 끊는 호투를 이어가며 선발 보직을 꿰찼다. 지난해 부임 후 장민재를 줄곧 불펜에서 기용했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장민재가 지난해 후반기에 이어 올해도 잘 던지고 있다. 그를 좀 더 빨리 선발 투수로 기용하지 않은 건 내 실수"라고 사과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민재는 "감독님의 잘못이 아니다. 선수를 판단하는 건 감독님의 몫이고, 앞서 내 구위가 선발 투수로는 쉽지 않다는 판단을 하셨을 뿐"이라며 "선수라면 감독님 기준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이어진 호투를 두고는 "이동걸,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님으로부터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항상 나를 위해 연구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아주려 하신다. 퓨처스(2군)에서도 최원호 감독님이나 박정진 코치님이 많이 도와주셨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발상의 전환도 큰 도움이 됐다. 장민재는 "예전엔 잘 안되는 게 있으면 더 몰입해서 훈련량을 늘리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쉴 때 쉬고, 훈련량도 적당히 가져가면서 다음 등판을 준비하는데 집중한다"고 밝혔다. 또 "경기 전후 과정을 다 바꿨다.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는 말처럼 한 것 같다"고 웃은 뒤 "10년 넘게 해오던 걸 바꾸니 처음엔 엄청 불안했다. '잘 안되면 더 나빠질텐데' 걱정도 했는데,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잘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장민재는 내년 시즌을 마치면 생애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게 된다. 그는 "나도 궁금하다. 내 운이 어떨지 보고 싶다"고 껄껄 웃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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