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남은 48경기 몇승을 한다고 약속은 못 드려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4일 잠실 두산전에서 9대2 승리로 사령탑 2경기 만에 데뷔 첫 승을 거둔 삼성 박진만 감독 대행의 다짐.
방향과 메시지가 확실하다. 목표는 가을야구가 아니다. 부진 속에도 야구장을 찾아 변함 없는 응원을 펼치고 있는 팬들을 위한 야구다.
볼거리 있는 야구에 대한 희망이 살아나고 있다.
목표는 매 경기 승리. 이를 위해 벤치는 벤치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선수는 선수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 4일 두산전에 벤치와 선수 간 조화가 빛났다.
3일 두산전에 8안타를 치고도 1득점에 그치며 1대3으로 패하자 박진만 감독대행은 '변화된 카드'를 들고 나왔다. 줄곧 톱타자를 치던 김현준을 2번으로 내리고 김지찬을 톱타자로 세웠다. 타격감이 좋은 김재성을 6번에 전진배치 했다. 4번 피렐라를 제외하곤 7번 강한울까지 모두 왼손 타자로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이영하를 압박했다. 8번에는 무게감 있는 강민호를, 9번에 이영하에 강한 오선진을 배치했다.
최단신 김지찬을 만난 이영하는 1회부터 영점이 흔들렸다. 1회에만 4사구 5개를 남발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2회에도 선두 김지찬 김현준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4-0으로 앞선 3회초, 벤치와 선수의 호흡이 빛났다.
무사 1,2루에서 강민호에게 희생번트 사인을 냈다.
1,3루수의 강한 압박수비를 뚫고 강민호는 차분하게 임무를 성공시켰다. 보기 드문 장면. 보람이 있었다. 오선진의 내야안타에 이어 김지찬의 기막힌 스퀴즈 번트로 2점을 보탰다. 두산 벤치를 망연자실 하게 하는 순간. 두산의 필승조 투입을 막은 천금 같은 추가득점이었다. 9대2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이다.
작전은 단호했지만, 필요한 순간마다 그라운드에 직접 나가 형님 리더십을 발휘했다. 전날 손가락에 공을 맞은 피렐라를 직접 나가 챙긴 박 감독대행은 이날 파울타구에 쇄골을 맞은 포수 강민호의 몸상태를 직접 나가 체크하고 돌아오는 자상함도 보였다.
무엇보다 벤치와 선수의 호흡이 빛난 경기였다.
모든 경기를 잘치고 잘 막아서 이길 수는 없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흐름을 가져올 수 있어야 확률이 높아진다.
박 감독 대행은 취임 후 선수들에게 3가지 당부를 했다.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뛰고, 실패해도 좋으니 과감하게 하라"는 메시지.
특히 "타자는 못칠 수도, 투수는 맞을 수도 있지만 뛰는 건 슬럼프가 없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뛰다 보면 팀 분위기가 올라가고, 슬럼프에서 빠져나오고, 밸런스가 회복될 수 있다"며 "뛰는 부분에 대해 최선을 다해줄 것을 주문했다"며 투혼의 야구를 강조했다.
새 사령탑의 메시지가 선수들에게도 잘 스며든 모양새. 팬들도 희망을 품고 있다. 연전연승의 결과보다 쉽게 지지 않는 과정을 보고 싶어한다. 가을야구가 전부가 아니다. 내년에도 삼성 야구는 계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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