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스무살때부터 서른다섯이 될 때까지 주전. 그것도 확고한 핵심 선수. 최 정이 걸어가는 길이 곧 역사다.
SSG 랜더스 최 정은 지난 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KBO리그 역대 최연소 2000경기 출장 대기록을 세웠다. 만35세5개월9일로 종전 최연소 기록인 김민재 현 SSG 수석코치의 35세8개월4일을 3개월 정도 앞당기며 '최연소' 타이틀을 달게 됐다. 2000경기 출장도 KBO리그 역대 16번째에 해당한다.
대단히 의미가 큰 기록이다. 2005년 SSG 전신 SK 와이번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최 정은 그해 45경기를 1군에서 뛰었다. 그리고 프로 2년차인 2006년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고, 지금까지 매 시즌 성실하게 뛰었다.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 1군에서 가장 적게 뛴 시즌이 2015년 81경기다. 그만큼 부상 공백도 적었고, 어지간하면 자리를 비우는 일 자체가 없었다. 또 최 정을 밀어낸 경쟁자도 출현하지 않았기 때문에 달성이 가능했던 기록이다.
김원형 SSG 감독은 "그동안 16명밖에 못 세운 기록 아닌가. 주전으로 뛰어야지만 가능한 기록인데, 그것도 10년으로는 안되고 풀타임 15년 정도는 뛰어야 가능하다. 쉬지도 않아야 하고, 부상도 없어야 한다. 한가지만 가지고 이룰 수 없는 기록이고, 모든 부분에서 다 갖춰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 정은 개인 성적 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대단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김 감독의 표현대로, 아프지도 않고 자리를 비우지도 않으면서 개인 성적까지 뛰어났기 때문에 달성할 수 있었던 기록이다. 특히나 선배들보다 더 이른 나이에 달성했다는 것이 최 정이 가지고 있는 최대 강점이다.
김원형 감독의 현역 시절 막바지에, 최 정은 같은팀 신인이었다. 물론 투수와 야수로 포지션이 다른데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친하게 지낼 기회는 없었지만 그만큼 오랫동안 최 정의 성장을 지켜봐 왔다. 열아홉살의 어리버리한 신인이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타자가 됐다는 사실은 김원형 감독에게도 신기한 일이다. 김 감독은 "신인때 최 정은 내게 말을 잘 걸지도 못했다. 성향이 내성적이기도 했고. 그런데 그때도 늘 열심히 하는 모습을 봤었다. 타격이 좀 안된 날은 끝나고 항상 남아서 스윙하고, 실내 연습장에서 훈련 하는 모습을 봤던 기억이 있다. 야구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어리버리한 스타일이라 눈도 잘 못맞추고 그랬는데, 야구하는 순간만큼은 상황 판단이나 센스가 정말 좋은 선수다. (김)성현이가 '바보인척 하는 천재입니다'라고 이야기했는데, 그 말이 딱 맞다"며 웃었다.
최 정은 2000경기 출장 달성 후 "입단 할 때부터 기용해주셨던 감독님들과 코치님들께 감사드린다. 기분이 좋다. 은퇴할 때까지 관리를 잘 해서 더 많은 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의 각오대로, 최 정은 이미 여러 대기록을 달성했거나, 혹은 순위권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미 압도적 역대 1위인 사구 부문을 비롯해 최다 볼넷, 최다 경기 출장 등 다양한 기록에서 최상위권에 오를 수 있다.
통산 418홈런을 기록 중인 최 정은 통산 최다 홈런 기록에서 이승엽(467홈런)에 이어 역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승엽의 기록을 넘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선수는 최 정이다. '홈런왕' 박병호(KT)도 359홈런으로 이승엽의 기록과는 100개 가까이 차이가 난다. 당장 올 시즌 돌파는 힘들어도 1~2년내 달성이 가능하다. 또 통산 최다 루타 기록에서도 3595루타로 역대 5위에 올라 있다. 4위 박용택(3672루타)의 기록이 멀지 않은 상황이다.
최 정의 기록에 기대가 되는 이유는 그가 아직 은퇴를 논할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빠른 87년생'인 그는 나이상으로도 이점이 있고, 아직 기량에서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그가 앞으로 얼마나 더 대단한 기록들을 세울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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