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개막 전 K리그 공격수들에게 시즌 목표를 물으면 다수는 '두 자릿수 득점' 내지는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라는 답이 돌아온다. 'K-즐라탄' 김 현(수원FC)은 지난 6일 수원더비에서 시즌 7호골을 넣은 뒤 "올 시즌 시작부터 두 자릿수 득점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7골을 기록 중인 국대 공격수 나상호(FC서울)는 "20개 공격포인트"를 목표로 삼았다.
그 정도로 '두 자릿수'가 주는 상징은 크다. 10골은 쉽게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기도 하다. K리그1은 스플릿라운드 도입 이후 38경기를 치르는데, 10골을 넣으려면 4경기당 1골씩은 넣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자는 손에 꼽는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두자릿수 이상을 기록한 국내 선수는 각 4명-5명-5명-5명-4명-3명-6명-2명-4명이었다. 매시즌 평균 4.2명꼴이다. 지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국내 선수가 정확히 4명이다. '득점왕' 주민규를 비롯해 이동준 임상협 송민규다.
이번 시즌엔 토종 공격수들의 강세와 맞물려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총 6명이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2019시즌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2개팀이 25경기씩 치른 8일 현재, 조규성(김천·13골) 주민규(제주·13골) 엄원상(울산·11골) 이승우(수원FC·10골) 김대원(강원·10골) 등 벌써 5명이 10골대에 진입했다. 주민규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올해 경력 최초로 리그 두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여기에 허용준(포항·9골) 고재현(대구·9골)이 10골까지 한 걸음만을 남겨두고 있다. 두 선수 역시 커리어를 통틀어 K리그1에서 두자릿수 득점에 도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선수까지 10골대에 진입하면 7명이 된다. 나상호와 김 현도 가능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 K리그에서 매시즌 한두 명이 '반짝'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이렇듯 다수의 선수가 동시에 '커리어 하이'를 찍는 건 드물다.
'토종 득점왕'에 가능성도 대단히 크다. 압도적인 득점력으로 득점 선두를 내달리던 무고사(전 인천·14골)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일본 빗셀 고베로 이적했다. 조규성 주민규가 어느덧 1골차로 추격했다. 13경기가 남은 터라 무고사의 기록을 넘어서는 건 시간 문제다. 엄원상 이승우 김대원 등도 기세가 좋아 생애 첫 득점왕에 도전해볼 만하다.
외국인 공격수들의 부진은 심상치 않다. 무고사를 제외하면 외인 중 현재까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없다. 레오나르도(울산)만이 9골을 넣으며 나머지 득점 톱10에 자리할 뿐이다. 참고로 지난 시즌 총 6명의 외인들이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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