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LA 다저스 구단 배려로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비행기로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오클라호마주 툴사(Tulsa)와 오클라호마시티(Oklahoma City)를 다녀왔다.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A, 트리플A 팀을 살펴봤다. 현재 소속된 피닉스의 루키팀 뿐만 아니라 다른 레벨 팀의 운영, 관리 체계를 엿볼 수 있었다.
더블A 팀은 루키리그와 느낌이 달랐다. 무게감에서 차이가 났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차분했다. 클럽하우스에 흐르는 음악부터 그랬다.
툴사와 오클라호마시티는 한여름 기온이 높아 실내훈련 비중이 컸다. 이틀은 실내, 하루는 실외에서 타격, 수비연습을 했다. 단체훈련보다 개인훈련 위주였다. 선수 각자가 웨이트 트레이닝과 개인훈련으로 필요한 부분을 보강하고 있었다.
더블A에선 어리고 힘있는 유망주들이 자신감에 찬 모습으로 훈련하고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트리플A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던지던 투수들이 있었다. 부상, 수술 후 재활을 마치고 복귀를 위해 마지막 점검중인 선수들이었다. 좋은 재능과 능력을 갖춘 투수가 여러명 눈에 띄었는데, 야수 쪽은 기대 했던 것 보다 적었다.
더블A 투수들은 경험이 부족했지만 트리플A 투수들에 뒤지지 않는 재능과 스피드를 보여줬다. 하지만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과 경험에서 나오는 제구력, 안정감은 트리플A 선수들이 월등히 앞섰다.
투수들의 빠른 피칭 템포. 빠른 경기 진행이 인상적이었다. 트리플A 경기는 저녁 7시에 시작해 2시간 40분 만에 끝났다. 더블A에선 주자가 없을 때 14초, 주자가 있을 때 18초룰을 적용하고 있었다. 트리플A에선 14초, 19초룰을 시행하고 있었다. 모든 투수들이 여유 있게 정해진 시
간 내에 투구를 했다.
KBO리그에는 아직도 3시간 넘는 경기가 많다. 빠른 투구 템포가 팀과 본인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실행을 못한다. 주위에서 아무리 이야기를 해줘도 선수가 느끼지 못하면 마운드에서 시간을 끌 수밖에 없다. 경기당 10~20분을 줄여도 선수 피로도가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빠른 경기 진행은 심판진에 의해서가 아닌 선수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지켜야 할 숙제이다.
더블A와 트리플A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던 브렛 필이 더블A 툴사 드릴러스 타격코치로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를 거친 내야수 앤디 번즈는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에서 뛰고 있었다. 두 선수 모두 반갑게 대해 줬고, 궁금한 점을 물었더니 상세하게 설명해 줬다. 두 사람은 한국에서의 좋은 추억을 많이 기억하고 있었다. 트리플A에는 한국에 관심이 있는 선수가 몇명 있었다.
더블A, 트리플A에서 부상방지와 적극적인 경기유도를 위해 사이즈가 큰 베이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확인하고 싶었다. 부정적으로 봤는데 선수들 이야기를 들어보고 경기를 지켜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선수 안전과 경기 운영에 도움이 된다는데 동의하게 됐다.
트리플A에는 로봇 심판(Automatic strike zone)이 스트라이크 존 판정을 했다. 스트라이크 존
이 좁다는 느낌이 들었다.
트리플A에서 뛰던 외야수 제임스 아웃맨이라는 선수가 메이저리그로 올라가 데뷔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 마침 클럽하우스에서 이 경기를 보던 선수들과 코치들이 함성을 지르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축하를 했다. 가슴이 뭉클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모든 선수들의 목표는 메이저리거다. 이게 얼마나 어려운지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잘 알고 있다.
다음 소식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전하겠다.
<김경문 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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