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영광의 기록에는 항상 희생자가 있기 마련. 비공인 세계신기록으로 남은 이대호의 9경기 연속 홈런에도 마찬가지다.
이대호는 KBO리그 역사상 이승엽의 뒤를 이어 2번째 공식 은퇴 투어 일정을 진행중이다. 이대호는 1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원정 사인회를 갖고, 경기에 앞서 열린 행사에서 광주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대호는 "(2010년)9경기 연속 홈런을 친 곳이 바로 광주다. 즐겁고 행복한 기억이 많다"며 광주에서의 추억을 되새겼다.
당시 KIA는 8경기(아퀼리노 로페즈), 9경기(김건한, 당시 김희걸) 연속 홈런을 허용했다. KIA로선 KBO 역사의 한장면에 구단의 이름과 홈구장(무등야구장)이 영원히 남은 굴욕이자 아픔일 수 있다.
하지만 KIA 구단과 그 팬들은 한국야구 레전드의 가는길을 웃는 얼굴로 환송했다.
무등구장은 현재 리모델링 사업을 위해 철거 작업이 진행중이다. KIA 타이거즈 선수단은 '전설의 홈런왕을 기억하며', '영원한 홈런왕을 기억하며'라는 문구가 적힌 큼직한 기념 액자, 그리고 무등야구장의 미니어처 트로피를 선물했다.
이대호의 타격폼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미니어처에는 홈런 기록과 장소, 날짜, 그리고 별명 '빅 보이'와 등번호 10까지 세심하게 담겼다. 롯데 아닌 KBO의 전설을 향한 존중과 예우가 가득 담긴 선물이었다.
김종국 감독과 선수단 대표 양현종이 '리멤버 이대호' 기념 액자와 꽃다발로 그 마음을 전했다. 양팀 선수단은 이대호를 중심으로 그라운드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며 축복을 아끼지 않았다.
어쩌면 돌아보고 싶지 않은, 영원히 남을 한 장면. 하지만 부끄러움 아닌 역사와 추억으로 감싸안은 KIA의 배려와 센스가 돋보인 현장이었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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