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7일 광주 챔피언스필드.
선두 SSG 랜더스에 1점차 귀중한 승리를 얻은 KIA 타이거즈 선수단은 기쁨과 안도 속에 더그아웃을 정리했다. KIA 홈 팬들도 이날 수훈 선수로 꼽힌 선발 투수 토마스 파노니, 내야수 박찬호에 열띤 박수를 보내며 하나 둘 씩 자리를 떠났다.
이런 가운데 그라운드가 갑자기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KIA 이범호, 최희섭 타격 코치가 유니폼 차림으로 그라운드로 걸어 나오더니, 훈련복으로 갈아 입은 내야수 황대인(26)이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섰다. 황대인은 곧 배팅볼 투수가 던져주는 공을 묵묵히 쳐내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훈련복 차림을 한 이창진(31)도 황대인에 이어 특타를 실시했다. 두 선수가 타격을 마치면 두 코치가 타격 폼 등을 한참 설명했고, 다시 훈련이 이어지는 사이클이 30분 넘게 반복됐다. KIA 관계자는 "황대인이 먼저 두 코치에게 특타를 요청했고, 그 소식을 들은 이창진도 합세했다"고 밝혔다.
황대인과 이창진은 올 시즌 KIA 선수단의 분위기 메이커다. 서글서글한 표정과 항상 최선을 다하는 투지로 선후배의 사랑을 받았다. 노력은 성과로도 연결됐다. 황대인은 올 시즌 풀타임 1루수로 자리 잡아 커리어 하이 기록을 만들고 있다. 이창진은 7월 한 달간 타율 4할7푼6리로 생애 첫 KBO리그 월간 MVP의 감격도 맛봤다. 그러나 8월 들어 황대인은 타율 1할3푼5리, 이창진은 1할5리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IA 김종국 감독은 이날과 18일 이틀 간 평소보다 이른 경기 전 훈련 일정을 잡았다. 휴식일과 우천 순연이 겹치면서 늘어난 휴식 기간 자칫 떨어질 수 있는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 뿐만 아니라, NC, KT, 키움, LG 등 순위 싸움의 분수령이 될 맞대결을 앞둔 가운데 팀을 결속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내포됐다.
타격 사이클은 파도와 같다. 긴 시즌을 치르면서 등락을 반복한다. 최근의 부진에 대한 아쉬움보다 믿음이 더 큰 이유다. 내야수 박찬호는 황대인을 두고 "올해 처음으로 풀타임을 치르는 시즌이다. 기량이 부족한 게 아니라 경험이 없을 뿐이다. 황대인은 언제든 큰 타구를 날릴 수 있는 선수"라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김 감독도 기회가 될 때마다 이창진을 두고 "제 역할을 너무 잘 하고 있다"고 칭찬한다.
길었던 하루의 끝자락을 붙잡은 두 타자의 절실함은 과연 반등으로 연결될지 관심이 쏠린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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