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투수 원태인이 투철한 책임감으로 엔트리를 지켰다.
원태인은 1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1군에서 말소될 뻔 했다. 선발 등판한 전날 한화전 2회 최재훈의 강습 타구에 왼쪽 종아리를 강타당했기 때문이다.
4연패 중인데다 전날 LG전에서 양창섭의 조기강판으로 불펜을 많이 소모한 팀 상황. 자신이 2회부터 내려가면 그야말로 마운드 붕괴가 올 수 있었다.
토종 에이스로서의 남다른 책임감이었다.
아픈 걸 꾹 참고 5회까지 버텼다. 5이닝 8안타 4사구 2개, 3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7대4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4연승을 달리며 시즌 7승째(5패).
팀을 위해 끝까지 던진 탓에 경기 후 원태인의 왼쪽 종아리는 육안으로 봐도 심할 정도로 퉁퉁 부어올랐다.
누가 봐도 다음 등판은 어려운 상황. 얼마 전 타구에 정강이를 맞은 백정현도 등판을 거른 채 퓨처스리그에 내려가 컨디션을 조절하고 올라왔다.
원태인도 같은 수순을 밟기로 했다. 19일 코칭스태프 회의 결과 말소가 결정됐다.
하지만 KBO 통보 직전 상황이 변했다. 원태인이 1군에 남아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읍소했기 때문이다. 다음 등판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하더라도 하루라도 등판을 앞당기겠다는 의지의 표현. 말소하면 열흘간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
현재 삼성 마운드에는 에이스 뷰캐넌도, 5선발 허윤동도 없는 상황. 토종 에이스 원태인까지 빠지면 너무 헐렁해질 수 밖에 없다.
"왼쪽 종아리 타박으로 불편함이 있어 다음 선발 등판이 힘들 것 같아 말소했다"고 알려왔던 삼성 측은 20여분 후 "당초 말소하려 했으나 본인의 잔류 의지가 강해 엔트리 제외 없이 선발 일정을 조금 뒤로 미루기로 했다"고 번복해야 했다.
원태인은 전날 승리를 이끈 뒤 "오늘 경기전 어제 불펜 투수들이 많이 나가서 최대한 길게 던지자고 마음 먹었다"며 "타구에 맞기 전 밸런스가 좋았는데 타구 맞은 뒤 디딤발이 불편해 조금 흔들렸다. 그래도 볼넷을 주지 않고 공격적으로 던지려 했다. 덕분에 5회까지 던질 수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원태인은 최고 구속 151㎞의 빠른 공과 최고 140㎞에 달하는 커터와 주무기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는 등 좋은 컨디션이었지만 타구 부상으로 안타깝게 잠시 제동이 걸리게 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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