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돌아온 좌완 에이스 백정현(35).
19일 만의 복귀전이었던 지난 14일 수원 KT전 호투는 우연이 아니었다.
백정현은 이날 6이닝 동안 3안타 4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KT 강타선을 잠재웠다.
폭우로 1시간 넘게 중단되고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는 어려움 속에서도 6이닝을 무4사구 속에 단 71구 만에 마쳤다. 2-0 앞선 7회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지만 불펜이 2대3 역전패를 허용하며 시즌 첫승은 실패했다.
백정현은 우천으로 하루 미뤄진 21일 대구 NC전에 선발 등판, 시즌 첫 승 재도전에 나선다.
상대가 만만치 않다.
NC의 토종에이스 구창모인데다 NC 타선은 최근 상승세다. 쟁쟁한 이름값들이 제 몫을 하면서 상위타선의 파괴력이 좋아졌다.
얼핏 보면 선발 매치업 상 NC가 우세해 보이는 경기. 하지만 우열을 속단하기 어렵다.
백정현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20여일의 공백기 동안 그는 모든 것을 바꿨다.
"쉬는 동안 여러가지를 새롭게 연마했습니다. 기존에 던지던 투심,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모두 바꿨습니다. 특히 투심에 변화를 줘서 연습했는데 무브먼트가 생각보가 괜찮았습니다. (강)민호 형도 민호형도 무브먼트가 괜찮다고 해 공격적으로 던졌습니다."
백정현은 이날 71구 중 투심을 무려 51구나 던졌다. 슬라이더(10개)와 체인지업(7개)을 섞어 타이밍을 빼앗았다. 포심은 단 3개만 던졌다.
변화의 효과는 놀라웠다.
이날 백정현이 허용한 출루는 단타 3개 뿐이었다. 고질인 장타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4사구도 없었다. 그야말로 한 시즌 최다인 14승을 거둔 지난해 모습을 되찾은 완벽한 피칭이었다.
변화를 위한 노력은 필사적이었다. 구종을 싹 다 바꾸기 위해 누구에게나 묻고 다녔다.
"작년에 좋은 성적을 거두고 나서 겨우내 올시즌은 또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타자들이 제 레퍼토리와 템포에도 익숙해질테니까요. 그래서 안 던지던 포크볼 등 새로운 구종도 던지고 했는데 잘 안먹혔고, 시즌 초 코로나로 출발이 좋지 않았어요. 계속 해법을 찾으려 모색하다 기존 구종들을 싹 바꾸기로 결심했어요. 2군 후배들한테도 너는 어떻게 던지냐 물어보고, 듣고,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보면서 변화를 줬습니다."
백정현은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불펜에서 쉐도우 피칭을 했다. 공이나 수건이 아닌 배드민턴 라켓을 들고 팔스윙을 점검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야구는 끊임 없는 도전과 응전의 스토리다. 그 과정에서 도태되기도 하고, 더 강해지기도 한다.
삼십대 중반의 베테랑이지만 백정현은 안주하지 않고 끊임 없는 변화를 통해 도전에 응전하고 있다.
시련을 딛고 다시 삼성의 믿음직한 좌완 에이스로 돌아오고 있다. 구창모와의 좌완 선발 맞대결이 흥미롭다.
하루 늦춰 치러지는 선발 매치업. 복귀전을 치르는 구창모로서는 결코 방심할 상대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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