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솔직히 창피했다."
23일 현대캐피탈전에서 23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끈 서재덕(33·한국전력)은 이런 말을 했다.
서재덕은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예선 A조 첫 판에서 무거운 몸놀림에 그쳤다. 6득점에 공격 성공률 35.71%로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범실도 3개를 범했다. 정규시즌을 준비하는 단계라 해도 대표팀 에이스라는 간판과는 어울리지 않는 성과. 서재덕은 당시 경기를 돌아보면서 "지난 경기에서 부진했는데 솔직히 창피했다. 생각지도 못한 플레이에 안 하던 미스까지 해서 스트레스가 컸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은 올 시즌 서재덕을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기용할 뜻을 밝혔다. 이시몬의 군 입대로 빈 공백을 서재덕이 채우고, 외국인 선수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포지션을 맡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베테랑 박철우(37)와 출전시간을 분배하면서 올 시즌을 치러갈 것으로 보인다.
권 감독은 현대캐피탈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서재덕이 아포짓으로 이동한 뒤 흐름이 바뀌었다"고 평했다. 서재덕은 "포메이션 변화는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시즌 때는 리시브가 잘 돼 가볍게 경기를 끝낼 수도 있지만, 상대 서브가 강해 못 버틸 수도 있다. 그런 점을 생각할 때 내가 아포짓 자리에서 리시브를 도와가면서 외국인 선수의 부담을 줄여주고 공격적으로 풀어가게 도와야 한다"고 했다.
박철우의 조언은 큰 힘이 되고 있다. 서재덕은 "(박)철우형과는 같은 왼손잡이라 공유하는 게 많다"며 "철우형이 '공격만 하지 말고 리시브에 참여해서 공격수들의 부담을 줄여주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리시브에 많이 참여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든든한 베테랑 박철우와 신영철(36)이 버티고 있는 한국전력. 서재덕도 어느 덧 30대 중반에 접어들며 '베테랑'이란 수식어가 낯설지 않게 됐다. 서재덕은 "감독님은 왠만하면 베테랑들에게 맡기는 스타일"이라며 "기대만큼 책임감 있게 후배들을 이끌어가야 한다. 철우형이 코트에 있을 때는 정말 편하지만, 오늘은 내가 그런 역할을 해보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로서 팀에 도움이 된다는 자체가 중요하다. 프로이기 때문에 코트에 더 많이 서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어느 자리든 믿음을 줄 수 있는 완벽한 플레이를 준비하고 싶다. 이번 컵대회에서 경기력을 쌓고 시즌까지 완벽하게 준비해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국전력은 이날 풀세트 접전 끝에 현대캐피탈에 세트스코어 3대2(15-25, 25-19, 25-15, 18-25, 15-10)로 이겼다. 서재덕이 23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김지한(15득점)과 임성진(13득점)도 힘을 보탰다. 예선 첫 경기에서 우리카드에 세트스코어 1대3으로 패했던 한국전력은 1승1패로 4강행 희망을 살렸다.
순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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