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국시리즈를 우승하기 위해선 확실한 1선발이 있어야 한다."
KT 위즈의 이강철 감독이 가지고 있는 지론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KT지만 이 감독은 항상 KT의 1선발을 누구로 하느냐로 고민을 했었다. 모두 다 안정적으로 던지지만 상대 1선발과 맞붙어 이길 수 있는 투수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모두가 인정할만한 답을 내기가 쉽지 않았던 것. 이 감독은 "작년 우리팀은 타이브레이크를 하면서 1선발이 만들어진 케이스다. 윌리엄 쿠에바스가 어려운 상황에서 잘던져서 1선발이 됐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너무 잘 던져줬다"라고 했다.
그런데 KT는 그 1선발 쿠에바스가 부상으로 떠났다. 그리고 그 자리에 왼손 투수 웨스 벤자민이 왔다. 그런데 벤자민이 1선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갈수록 안정된 모습을 보이면서 믿음을 주고 있다.
지난 17일 3위 경쟁자였던 키움 히어로즈전서 7이닝 1실점의 호투를 했던 벤자민은 23일 두산 베어스전도 6⅔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을 하며 팀의 2대1 승리에 일조했다.
이 감독은 "벤자민이 갈수록 좋다. 처음에 왔을 땐 6이닝 3실점 정도만 해주길 바랐는데 지금 우리 팀에서 제일 점수 안주는 투수다"라면서 "각도 좋고 디셉션도 좋다. 템포도 빨라서 수비수들이 좋아한다"라고 했다.
벤자민도 좋아지고 있는 성적에 대해 한국야구에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벤자민은 "각 팀마다 스타일이나 선수의 장단점을 파악하게 되면서 성적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미국에서 주무기로 썼던 슬라이더를 한국에서도 유용하게 쓰고 있는데 조금 달라졌다고. "미국에서 주로 슬라이더를 이용했는데 한국은 공인구가 달라서 무브먼트가 조금 달라졌다. 원래는 슬라이더를 양쪽 사이드로 많이 던졌는데 지금은 백도어성으로 던지는데 그게 타자를 상대하는데 유용한 것 같다"라고 했다.
한국과 미국 야구가 무엇이 가장 다르냐고 물으니 응원이라고 했다. 벤자민은 "한국은 팬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문화가 있다고 듣고 왔는데 직접 경험하니 굉장히 에너지가 많이 느껴져서 좋았다"면서 "미국에 가서 경기를 본다면 한국에 익숙해져서 굉장히 지루하게 느껴질 것 같다"며 웃었다.
지난해 한국행 가능성이 있자 한국어를 미리 배울 정도로 진심인 벤자민은 매일 단어를 배우면서 한국어 익히기를 하고 있다고. 제일 좋아하는 단어가 뭐냐고 묻자 "요즘 '가보자'라는 말을 자주 쓴다"며 웃었다.
아직 보여줄게 많다고 했다. 벤자민은 "지금이 100%는 아니다. 아직 보완할 점도 있고, 더 보여드리고 싶은 부분도 있다"면서 "미국에서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었다. 우리팀이 포스트시즌에 가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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