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팀 두산 베어스의 2022년은 낯설기만 하다.
정규시즌 8위, 선두 SSG 랜더스와의 승차는 27.5경기. 가을야구 마지노선에 위치한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도 6.5경기다. 40경기를 채 남겨놓지 않은 시즌 일정상 역전 가능성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은 위치다.
두산은 최근 수 년 동안 중하위권에 처져 있다가도 가을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집중력을 발휘했던 '가을귀신'이다. 그러나 올 시즌엔 좀처럼 연승 분위기를 타지 못하면서 가을야구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영원한 왕조'는 없다는 것이 다시금 증명되고 있다. 2015년 부임 첫 해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한국시리즈를 치렀던 두산 김태형 감독에겐 일찍이 경험해본 적 없었던 시즌. 김 감독 뿐만 아니라 가을야구행이 당연했던 두산 선수들에게도 당황스런 시즌이라 볼 만하다.
김 감독은 "중심 타자들이 안 맞고 있다. 안 맞는 건 괜찮은데 내용이 안 좋다. 그게 조금 문제"라며 "중심 타자들이 안 맞으니 나머지 타자들도 여유가 없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선수들이 (최근 성적에) 혼란스럽다기 보다 개인 기록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까. 그런데 팀 성적도 그렇지만 개인 성적도 따라주지 않으니 분위기가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험 있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안 좋으니 경험 없는 선수들도 여유가 안 생기는 것 같다. 팀 주축이 돼야 하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나머지 선수에게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연쇄작용에 초점을 맞췄다.
김 감독은 28일 광주 KIA전에서 1-1로 맞선 2회말 시작과 동시에 유격수 박계범(26)을 안재석(20)과 교체했다. 앞선 2회초 1사 2, 3루 공격에서 첫 타석을 소화한 박계범은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초구 커브를 흘려보낸 박계범은 2구째 직구에 방망이를 내밀었으나 빗맞았고, 3구째 떨어지는 커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특별한 부상은 없었으나, 김 감독은 이후 수비에서 안재석을 대신 내보내는 쪽을 택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어진 타석에서 3구 삼진에 그친 중견수 김대한(22)은 그대로 기용했다.
이날 TV중계에 나선 박재홍 해설위원은 이 교체를 두고 "내가 보는 게 다 맞은 순 없지만, 선수들에게 약간의 자극을 주는 교체 같다"며 "박계범과 김대한은 프로에서의 경험 자체가 다르다. 김 감독이 (선수단에 던진) 일종의 메시지라 봐도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점점 멀어지는 가을야구와 황혼에 접어드는 왕조의 영광 속에서도 사령탑은 교체로 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 메시지는 남은 시즌 두산의 행보에 어떻게 작용할까.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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