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전 세계를 사로잡은 서스펜스 멜로 영화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 모호필름 제작)이 마침내, 오늘(11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향한 첫 관문인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무대에 오른다.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10일(현지 시각)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개최된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 HFPA)에서 주최하는 미국 대표 시상식 중 하나다. 매년 영화와 드라마에서 최고의 작품, 배우를 선정해 시상하는 권위의 시상식으로 미국의 또 다른 대표적인 영화 시상식인 아카데미 시상식보다 한 달 앞서 개최돼 '아카데미 전초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한동안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의 부정부패 의혹부터 인종차별, 성차별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할리우드 배우와 감독들은 물론 시상식 중계를 이어온 NBC마저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보이콧 하는 사태까지 치달으며 뭇매를 맞기도 했지만 내부적으로 각종 논란에 대한 개혁을 선언, 올해부터 변화된 시상식을 약속하며 우여곡절 끝에 다시 관심을 받게 됐다.
환골탈태를 선언한 골든글로브 시상식. 올해에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비영어권 작품상 부문에 이름을 올려 국내 관객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비영어권 작품상은 지난해까지 외국어영화상이라는 명칭으로 불렸던 부문. 인종차별을 의식한 골든글로브가 올해부터 외국어영화상 부문의 명칭을 비영어권 작품상으로 변경했다. 박찬욱 감독은 올해 비영어권 작품상 후보 자격으로 시상식에 참여한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외에도 비영어권 작품상 후보에는 독일 영화 '서부 전선 이상 없다'(에드워드 버거 감독), 아르헨티나 영화 '아르헨티나, 1985'(산티아고 미트레 감독), 네덜란드·프랑스·벨기에 영화 '클로즈'(루카스 돈트 감독), 인도 영화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SS 라자몰리 감독) 등이 후보로 선정됐다.
지난 2020년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現 비영어권 작품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19)에 이어 두 번째 트로피 사냥에 나선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지난해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 '취화선'(02, 임권택 감독) 이후 20년 만에 감독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과시한 웰메이드 작품이지만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의 수상은 사실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 이른바 대진운이 좋지 않기 때문. 개봉 이후 많은 호평을 받은 수준급 비영어권 작품들이 즐비한 것.
실제로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와 어워즈데일리는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 비영어권 작품상 후보 중 '서부 전선 이상 없다'를 강력한 수상작으로 예측했고 아카데미 시상식을 예측하는 매체 골드더비는 'RRR'의 수상을 예상했다. 강력한 경쟁 후보들과 접전을 펼친 '헤어질 결심'은 '서부 전선 이상 없다' 'RRR'에 이어 세 번째 수상 후보로 언급되고 있는 상황. 만약 '헤어질 결심'이 강력한 두 편의 경쟁작을 꺾고 골든글로브 시상식 비영어권 작품상의 영예를 차지하면 오는 3월 12일 열리는 제9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국제장편영화상을 비롯한 주요 부문 수상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된다.
멜로를 기반으로 한 서스펜스 장르의 리스크와 넷플릭스 등 공격적이고 압도적인 레이스 홍보에 맞선 '헤어질 결심'이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이변을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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