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한편으로는 잘 된 거 같기도 해요."
이태오(29)는 2012년 육성선수도 두산 베어스의 부름을 받았다. 이동원이라는 이름으로 입단한 그는 당시 흔하지 않았던 150㎞ 중반의 강속구를 던지면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제구가 불안정했지만, 제대로 들어간 공 하나는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터지면 대박'이라는 말이 따라다녔다.
2020년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제구도 조금씩 영점을 잡아가는 듯 했다.
간절히 기다렸던 1군 무대. 그러나 너무 떨렸을까. 2020년 5월5일 '어린이날' 1군에 데뷔한 그는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한 채 볼넷 두 개만 내준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1군을 다시 멀어졌다. 2021년 시즌을 마치고 두산은 결국 동행을 멈췄다.
손은 내민 건 롯데 자이언츠. 여전히 150㎞ 중반의 공은 매력적이었다. 이름도 이동원에서 이태오로 바꿨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즌을 맞이했지만, 1군 마운드는 여전히 닿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서 39경기에 나와 37⅓이닝을 던졌다.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와 이닝. 그러나 결국 롯데 유니폼도 1년 만에 벗어야만 했다.
여전히 빠른 공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태오는 결정을 내릴 때가 왔다. 시즌을 마치고 결혼을 하면서 가장이 됐다. 결국 선수 생활을 끝냈다.
최근 연락이 닿은 이태오는 "솔직히 말하면 아쉽기도 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그는 "팔꿈치가 아팠고, 주사 치료도 했다. 지난해 가장 많은 공을 던졌지만, 참아가면서 했다"고 설명했다.
비록 선수로서 유니폼은 벗지만, 야구와의 인연은 이어간다. 이태오는 강릉영동대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이태오는 "방출된 뒤 우연히 강릉영동대 김철기 감독과 인연이 닿았다"라며 "원래부터 지도자를 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잘된 거 같다. 또 미지명돼서 다시 도전을 이어가는 선수들의 마음도 잘 알고 있으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오는 "지금까지 많은 코치님들을 만났다. 그만큼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라며 "선수의 의견을 많이 존중해주는 지도자가 되도록 하겠다. 특히 투구폼에 있어서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합리적으로 방법을 찾아가고 싶다. 선수의 마음을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태오는 "두산에 오래 있었고, 롯데에서는 1년 있었다. 그래도 모든 팬들이 나에게는 소중했다"라며 "유망주 아닌 유망주로 항상 있었다. 2군에서도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려서 죄송하다. 더 잘해서 보탬이 됐어야 했는데 부족했다. 지도자로서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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