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포스트 벤투' 찾기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새해 대한축구협회(KFA)의 당면 과제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끝으로 한국축구를 떠난 파울루 벤투 감독의 후임 찾기다. 이미 내년 2월까지는 차기 감독을 선임한다는 청사진까지 공개했다. 사임한 이용수 전 부회장 대신 미하엘 뮐러 전 기술발전위원장이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에 올랐다. 외국인이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뮐러 위원장은 백지 상태에서 새로운 감독을 다섯가지 기준을 통해 뽑겠다는 뜻을 전했다.
신호탄이 될 수 있는 첫 후보가 등장했다. 카데나세르와 아스, 수페르데포르테 등 스페인 언론은 일제히 'KFA가 스페인 출신의 호세 보르달라스 감독과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카데나세르는 'KFA가 최근 몇주간 보르달라스 감독을 조사했다'고 전했다. 보르달라스 감독은 현재 야인으로, 풍부한 경험을 자랑한다. 1993년 알리칸테 B팀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상위리그까지 밟았다. 특히 2016년부터 5년간 당시 2부 리그에 있던 헤타페를 이끌고, 승격은 물론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인 5위까지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차세대 에이스' 이강인(마요르카)과의 인연이다. 보르달라스 감독은 2021년 당시 발렌시아에서 뛰던 이강인과 한솥밥을 먹었다. 물론 이강인이 그해 8월 발렌시아와 게약을 해지하고 마요르카로 이적하며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후 "이강인은 좋은 선수였는데도 구단이 방출하라고 지시한 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구단을 공개 비판을 할 정도로 이강인에 대한 애정을 보낸 바 있다. 보르달라스 감독은 발렌시아에서도 팀을 코파 델레이 결승까지 이끄는 등 다시 한번 지도력을 과시했지만, 구단 운영진과의 갈등으로 경질됐다.
보르달라스 감독은 한국 외에도 '친정팀' 헤타페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벤투 부임 이전 대표팀 감독 후보로 거론됐던 키케 플로레스 감독이 현재 헤타페를 이끌고 있는데, 강등권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헤타페는 보르달라스 감독 컴백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생각이다. 보르달라스는 이 밖에 세비야의 러브콜도 받고 있다. 스페르데포르테는 'KFA는 보르달라스 감독을 매력적인 인물로 보고 있다. 보르달라스 감독은 한국으로부터 공식적인 제안을 받을 때까지 기다릴 것인지, 아니면 헤타페로 돌아갈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보르달라스 감독은 수비 전술 구축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4-4-2를 바탕으로 두줄수비와 과감한 전방압박, 지역방어와 대인방어를 적절히 혼합한다. 안티풋볼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볼을 점유하고 공세적으로 경기를 풀어갔던 벤투식 축구와는 결이 다르지만, 그렇다고 아주 수동적인 축구도 아니다. 능동적인 수비라는 표현이 맞을 듯 하다. 특히 투쟁적인 축구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한국축구와 어울리는 부분이 많다. 벤투 시절 아쉬웠던 수비적인 부분을 확실히 업그레이드시켜줄 수 있는 지도자다.
KFA는 아직 이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았지만, 일단 거론된 후보가 참신하고, 능력을 갖고 있는 감독이라는 점에서 대표팀 감독 찾기 미션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분위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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