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국 WBC 대표팀이 SSG 랜더스 퓨처스팀과 연습경기를 한 3일 고척 스카이돔.
경기전 대표팀의 타격 훈련이 한창이던 때 배팅 케이지 뒤쪽에서 자신의 타격 차례를 기다리던 강백호가 심심했는지 배트를 짧게 잡고 공을 튕기고 있었다.
케이지에서 타격 훈련하는 선수를 보던 김기태 타격코치가 강백호가 하는 것을 보더니 자신도 공을 하나 가지고 오고는 강백호를 불렀다. 김 코치는 강백호에게 방망이를 짧게 잡지 말고 길게 잡고 튕겨보라고 했다.
강백호는 길게 잡고 컨트롤 해서 공을 계속 튕기는게 쉽지 않은 듯 처음엔 2∼3번 만에 떨어뜨렸고, 두번째 시도에서는 5∼6번 정도만 했다.
레전드인 김 코치가 시범을 보였다. 한번, 두번, 세번… 쉬지 않고 튕기더니 어느새 10번이 됐다. 계속 튕길 수록 강백호의 얼굴은 놀람으로 바뀌고 있었다. 10번을 채운 김 코치는 갑자기 타격 자세를 잡고 공을 치려는 행동을 했다. 강백호가 놀라 몸을 돌렸으나 당연히 치지 않았다. 마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광고에서 아이언으로 골프 공을 몇차례 튕기다가 스윙을 하는 그 장면을 연상시키게 했다.
김 코치는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에 신생팀 특별 우선지명으로 입단해 2005년 SK 와이번스에서 은퇴할 때까지 15년간 뛰면서 통산 1544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2할9푼4리, 1465안타, 249홈런, 923타점을 올렸다. 1994년 홈런왕, 1997년 타격왕에 올랐고,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에서 4차례(1992∼1994년, 2004년) 수상하기도 했다. KBO가 지난해 발표한 레전드 40인에 당연히 포함됐다.
감독으로서도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이끌어 팬들의 한을 풀어줬다. LG 트윈스를 맡아 하위권이던 팀을 가을 야구로 올려놓았고, KIA 타이거즈 감독을 맡아서는 8년만에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1군 타격 코치를 맡을 정도로 타격 쪽에선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작은 에피소드지만 김 코치의 세월과 수준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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