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KBS2 새 월화드라마 '오아시스'가 예상 외의 스타일로 반전 가능성을 엿보이게 만들었다.
'오아시스'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지는 격변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자신만의 꿈과 우정 그리고 인생의 단 한 번뿐인 첫사랑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몸을 내던진 세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사실 '오아시스'는 시작 전부터 그리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시청률을 확실히 보장할 스타가 출연한 것도, 요즘 한창 유행인 법정 드라마나 학폭 드라마도 아니었다. 게다가 80년대와 90년대를 관통하는 레트로는 그리 각광받는 소재가 되지 못했다. 2000년대 초반 레트로는 향수를 불러일으키지만 80년대와 90년대는 '라떼는 말이야'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아시스'는 초반부터 빠른 스토리 전개와 몰입감 높은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레트로는 장치일뿐, 풋풋한 청춘 멜로라는 점을 강조하며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첫 방송에서는 친형제처럼 절친한 고등학생 이두학(장동윤)과 최철웅(추영우), 두사람 앞에 나타난 전학생 오정신(설인아), 세 청춘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가 담겼다.
특히 아버지 이중호(김명수)가 현시대에는 잘 경험해보지 못한 아버지상이다. 중호는 철웅의 할아버지를 존경해 철웅의 아버지인 최영식(박원상) 집에서 궂은일을 도맡으며 은혜를 갚고 있다. 때문에 두학 역시 중호의 뜻으로 철웅의 곁을 지키고 있다. 오죽했으면 전교 1등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한 두학이지만, 철웅을 앞서지 말라는 중호의 명을 받아 전교 2등을 유지하며 선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아버지의 강요로 철웅에게 희생하는 삶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두학의 반항이 시작되면서 철웅과 갈등이 시작된다. 여기에 진남제 축제에서 브라스밴드 리더로 등장한 정신에게 두학과 철웅이 모두 반하면서 갈등은 더욱 커진다. 문제는 철웅이 항상 두학을 앞서면서 실제로도 두학을 앞서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철웅이 정신을 두고 두학에게 "형 나 이길 수 있것는가"라고 물으며 은연중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는 모습은 이것의 방증이다.
하지만 두학이 전교 1등을 하면서 철웅과의 관계가 금가기 시작하고 철웅의 우월감은 질투가 된다. 철웅이 정신의 아버지 앞에서 두학의 아버지가 자신의 집 머슴이었다고 밝혀버렸다. 이에 두학은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아버지의 강요로 인해 농고로 전학을 간다. 하지만 정신은 두학을 찾아와 입맞춤을 하며 "내 마음은 정해졌어"라고 고백했다. 이 장면은 첫회 방송 분당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국 기준 7.8%, 수도권 기준 8.2%까지 올랐다.
서울에서 전학온 여수여고 2학년 오정신을 연기한 설인아의 '첫사랑 아이콘' 캐릭터도 돋보였다. 청순한 외모에 명랑하면서도 쾌활한 성격인 것도 모자라 정의롭고 올곧은 강단 있는 모습으로 친구 두학과 철웅의 마음을 흔들고, 1970년대 시절을 소환하는 추억 유발자로도 맹활약하며 몰입감을 높였다. 특히 일반적인 시대극과 다르게 사랑고백도 먼저해버리는 직진녀 면모가 최근 트렌드를 잊지 않은 모습이다.
물론 등장인물들의 스타일부터 거리, 소품 등 지금과 다른 과거의 풍경은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우기도 한다. 오랜만에 등장한 시대극이라 더욱 그렇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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