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일본을 인정했어야 했다.
'도쿄 참사'가 일어났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한 한국 야구 대표팀은 호주, 일본에 연달아 패하며 사실상 8강 진출이 좌절되는 분위기다.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있지만, 이렇게 해서 8강에 올라간들 무슨 의미가 있고 네덜란드나 쿠바를 이길 수나 있을까 싶다.
일본에 4대13 대패. 치욕적이었다. 하지만 더 부끄러운 건 하루 전 호주에 7대8로 진 것이다. 당연히 이길 줄 알았던 호주에 무너지면서, 사실상 일본전 대패도 예고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미 분위기 싸움에서 지고 들어간 것이다.
전력 차이도 컸다. 일본 선수들은 견고했다. 일본 선수들과 비교하면 한국 선수들은 아마추어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냉정하게 전략을 짜야했다. 대회에 임하는 플랜의 실패로도 연결된다.
결론은 일본을 너무 신경썼다는 것이다. 일본은 야구를 떠나 모든 분야에서의 최고의 숙적이다. 일본과는 가위바위보다 이겨야 한다고 하지 않나. 이강철 감독도 두 번째 경기 일본전을 쉽게 볼 수 없었다는 건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한국의 전력과 다른 팀들의 상황을 봤을 때 일본을 인정해야 했다. 일본에 지더라도, 첫 경기 호주를 잡고 냉정히 조 2위를 노리는 전략으로 갔어야 했다. 하지만 이 감독의 투수 운용을 봤을 때, 이 감독은 호주를 너무 만만히 봤고 일본까지 잡겠다는 계산을 한 듯 보인다. 에이스 김광현을, 일본전을 위해 아껴둔 것으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 호주전 불펜 운용에서도 일본전을 의식한 티가 역력했다.
물론, 김광현이 호주전 선발로 나왔다고 해도 졌을 수 있다. 또 일본전을 사실상 버리는 경기로 운영했다가 어떤 비난을 들을지, 국민 정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도 스포츠는 결과가 말한다. 일단 8강에 올라가는 것에 집중해야 했다. 일본전 참패보다, 호주전 충격패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듯 하다. 다시 말하지만, 호주전 패배로 일본전 결과는 사실상 정해져 있었던 것이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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