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일본 야구 대표팀의 강타자 오카모토 가즈마의 홈런을 훔쳤다. 멕시코 주전 좌익수인 란디 아로사레나의 '슈퍼 캐치'가 경기를 뒤흔들었다.
멕시코는 2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결승전에서 일본과 결승전 진출 티켓을 두고 혈투를 벌였다. 멕시코 패트릭 산도발, 일본 사사키 로키가 선발 맞대결을 펼친 가운데, 멕시코가 먼저 리드를 잡았다. 경기 초반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됐지만, 0-0이던 4회초 루이스 유리아스의 3점 홈런이 터지면서 사사키를 끌어내리고 3-0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잘 던지던 산도발도 위기가 있었다. 5회말 일본의 선두 타자로 나선 오카모토가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왼쪽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듯 했던 홈런성 타구. 그런데 멕시코의 좌익수로 수비를 하던 아로사레나가 펜스 바로 앞에 서있다가 절묘한 점프 캐치 타이밍으로 홈런성 타구를 걷어냈다. '슈퍼캐치'였다. 솔로 홈런이라고 생각했던 일본 벤치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고, 안도한 투수 산도발은 모자를 벗어 아로사레나를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재밌는 장면은 그 다음이었다. 아로사레나는 호수비 이후 관중들의 엄청난 환호가 터지는데도 조금도 웃지 않고, 무표정으로 가만히 서 있었다. 그리고는 공을 관중에게 건네줬고, 즉석 사인까지 해서 주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선수가 경기를 뛰는 도중에 사인을 해주는 것은 매우 희귀한 장면이다. 특히나 모두가 긴장하며 뛰는 WBC같은 큰 무대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아로사레나의 호수비는 그만한 가치가 있었고, 팬들에게 또 하나의 쇼맨십을 보여줬다.
아로사레나는 2사 만루에서 오타니의 쭉 뻗어가는 타구를 또 한번 완벽한 캐치로 잡아냈다. 이번에는 환하게 웃으며 더그아웃으로 뛰어 들어갔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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