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 투수 아도니스 메디나, 데뷔전은 '없던 일'이 됐다.
4일 수원 KT전에 선발 등판한 메디나는 3이닝 2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56개. 0-1로 뒤지던 KIA가 4회초 공격에서 3득점하면서 승부를 뒤집어 메디나는 데뷔전에서 첫승을 수확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4회초 공격이 끝난 뒤 마운드에 오른 메디나를 향해 심판진이 내려가라는 사인을 보냈고, 경기는 중단됐다. 경기 개시부터 내린 비가 그치지 않았고, 결국 이날 경기는 노게임 선언됐다. KIA와 메디나의 승리 기회도 그렇게 허공으로 날아갔다.
이날 메디나는 150㎞를 넘나드는 투심과 슬라이더를 주로 활용하며 KT 타선을 상대했다. 구위는 좋았다. 13타자를 상대하면서 나온 8개의 인플레이 타구 중 5개가 땅볼이었다. 선취점으로 연결된 앤서니 알포드의 우중간 3루타는 옥에 티. 하지만 알포드가 앞선 개막 시리즈 두 경기에서 보여준 컨디션을 고려할 때 충분히 나올 수 있었고, 맞을 수 있는 안타였다.
결정구도 훌륭했다. 2회말 황재균, 3회말 박병호에게 삼진을 뽑아낼 때 활용한 슬라이더는 타자 바깥 쪽에서 크게 휘어지면서 몸쪽을 파고들었다. 박병호가 그대로 쳐다볼 정도로 인상적인 공이었다.
다만 제구는 썩 좋은 편이라 보긴 어려웠다. 스트라이크-볼의 차이가 미세한 편은 아니었다. 2회는 11개의 공으로 세 타자를 돌려세웠지만, KT 상위 타선을 상대한 1회(22개)와 3회(23개)엔 각각 투구 수가 20개를 넘었다. 안정된 투구로 긴 이닝을 끌어주길 바라고 있는 KIA 벤치의 바람과는 다소 동떨어진 모습.
메디나는 시범경기에 세 차례 등판, 12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5.11이었다. 삼진을 13개 잡았으나, 볼넷이 점점 늘어나는 부분엔 물음표가 붙었다. KIA 김종국 감독은 KT전을 치르기 앞서 메디나의 활약 관건으로 '제구'를 꼽았지만, 데뷔전에서의 성적은 이런 바람을 100% 충족시켜주진 못했다.
한 경기가 전부는 아니다. 메디나에겐 여전히 KBO리그에 적응하는 시간. 첫 등판 기록은 지워졌지만, 이날 짧게나마 치른 KT전에서 메디나가 어떤 교훈을 얻고 보완할지 관심이 쏠린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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