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누군가를 가르쳐 인도하는 사람을 나타내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연배 위의 사람이 스승이 된다.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외야수 안권수(30)는 확고한 타격기술을 2년 연하인 아마추어 선수에게 전수 받았다. 2021년 당시 두산 베어스에서 시즌을 마친 뒤 인터넷으로 타격 향상법을 찾던 안권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타격 이론을 소개하던 당시 일본 실업팀 NTT 니시니혼 소속의 구사카베 히카루(27)를 알게 됐다.
우타자인 구사카베는 오른 무릎을 다쳤던 시절 왼쪽 타석에서 했던 타격 훈련 영상을 공개하고 있었다. 오른쪽 타석보다 힘은 떨어지지만, 확실한 스윙 매커니즘이 있으면 왼쪽 타석에서도 칠 수 있다는 것. 안권수는 구사카베의 이론에 공감,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지도를 청했다.
"두산에서 뛴 두 시즌 간 어떻게 치면 좋을 지 고민해 매일 타격폼을 바꾸고 있었다"고 밝힌 안권수는 "구사카베에게 내 타격 영상을 보내고 체크를 받았다. 구사카베는 팔을 이용하기 보다 배트 무게 중심을 쓰며 '나도 모르게 배트에 공이 맞는 느낌'을 갖는 스윙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안권수와 구사카베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매주 2~3회 의견을 주고 받았다. 안권수는 "배트의 궤도가 좋아졌고 경기에 나가면 항상 타율 3할을 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밝혔다. 실제 안권수는 지난 시즌 전반기에 3할대 타율을 유지했고, 올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남겼다.
안권수의 '스승'인 구사카베는 올해 NTT 니시니혼 퇴사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실업팀 선수들은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야구에 진출하기도 하지만, 야구를 관둬도 지도자나 회사원으로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된다. 20대 후반이 된 구사카베는 일본프로야구(NPB) 진출이라는 명확한 목표와 절박함을 안고 독립리그행을 결심했다. 실업 선수의 독립리그행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구사카베가 소속된 독립리그 군마 다이아몬드 페가수스의 오카무라 다카노리 코치(69)는 "구사카베는 타격, 수비, 주루 모두 잘하는 선수인데 나이 때문에 프로진출이 쉽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구사카베와 같은 실업팀 출신으로 프로 진출을 거쳐 세이부 라이온즈 스카우트로 오랜 기간 활동했던 그는 "실력 외에도 스카우트 앞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카무라 코치는 아마추어 시절인 1980년 세계선수권에서의 홈런이 프로 스카우트에게 크게 어필했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당시 홈런을 친 상대 투수가 한국 대표팀의 최동원이었다고 한다.
안권수는 시즌 중에도 구사카베의 도움을 원하고 있다. 구사카베는 안권수에 대해 "팔꿈치만 아프지 않다면 홈런도 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항상 발전하고자 한다면 어느 순간 최적의 스승을 만날지도 모른다. 안권수와 구사카베 스토리가 그렇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 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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