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이 드디어 '그날' 타석에 대해 입을 열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서 '투수' 오타니 쇼헤이와 마주한 9회 2사후 마지막 타석을 말함이다. 3월 22일(이하 한국시각) 도쿄돔에서 열린 결승에서 트라웃은 승리를 마무리하러 등판한 오타니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풀카운트에서 바깥쪽으로 흐르는 87.2마일 스위퍼에 배트를 헛돌렸다.
사상 처음으로 성사돼 '세기의 대결'로 불린 당시 둘의 만남은 지금까지도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트라웃은 그날의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22일(이하 한국시각) LA 다저스와 프리웨이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다저스 간판타자이자 WBC에서 미국 대표팀으로 함께 출전한 무키 베츠에게 '그날 오타니'에 관한 기억을 꺼냈다. 현지 매체 블리처리포트의 '온 베이스(On Base)'에서다.
트라웃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 타석에 들어서기 전 '드디어 오타니를 만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난 오타니를 뒤에서만 봤다"며 웃은 뒤 "홈런을 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 때문에 타격이 흔들리면서 내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고 생각하지만, 그 생각은 분명했다. 홈런을 빼앗고 말겠다는 것이었다(I was trying to take him deep)"고 밝혔다.
미국은 당시 9회초 오타니를 상대로 선두 제프 맥닐이 볼넷을 골랐지만, 베츠가 2루수 정면으로 흐르면서 병살타를 쳤고, 이어 타석에 들어선 트라웃이 삼진을 당해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트라웃은 홈런을 노리고 타석에 들어선 게 그날이 생애 두 번째였다고 했다. 앞서 2013년 5월 22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사이클링히트에 홈런을 남겨놓은 8회말 타석에서 처음으로 홈런을 노리고 타석에 섰다는 것. 트라웃은 당시 상대 좌완 루카스 릿키로부터 중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사이클링히트를 완성했다.
하지만 오타니로부터는 홈런은 커녕 풀카운트까지 가는 동안 공을 맞히지도 못했다. 트라웃은 "쳐야 했던 공이 있었는데, 1-0에서 2구째 100마일 직구가 한복판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치지 못했다. 오타니의 공은 참 지저분했다"면서 "난 오타니와 아직 그날 타석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다. 그냥 세월 속에 묻어둬야지"라고 했다.
전 세계 야구팬들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맞대결이 트라웃에게는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물론 오타니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가장 감격적인 순간일 터.
트라웃이 오타니와의 맞대결에 관한 기억을 마무리할 즈음 베츠가 질문 하나를 던졌다. 올해 말 FA 시장에서 오타니가 얼마를 받겠냐는 것이다.
트라웃은 주저없이 "5억 혹은 6억달러라고 생각한다. 엄청난 돈이지"라고 답했다. 자신의 갖고 있는 메이저리그 최고 몸값 4억2650만달러를 가볍게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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