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롯데 래리 서튼 감독이 승리할 때마다 하는 이야기가 있다.
"원팀으로 이겼다"는 언급. 늘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27일 사직 삼성전은 진짜였다. 진정 원팀으로 이겼다. 2-0으로 앞서다 2-3 역전을 당했고, 9회말 3-3을 만든 뒤, 유강남의 끝내기 투런포로 5대3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진정한 수훈갑은 최고참의 혼신질주"
9회 1사 후 전준우와 렉스가 연속 볼넷으로 찬스를 만들었다. 2루주자 전준우가 이승현의 바운드 볼이 포수 앞으로 잠깐 튀는 사이 집중력 있게 3루로 내달렸다. 1사 1,2루가 1,3루가 됐고, 안치홍의 3루 땅볼 때 홈을 밟았다. 3-3 동점.
이어진 2사 1루. 유강남은 "내가 끝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안했다. 어떻게든 뒤의 (박)승욱이한테 연결해주려는 마음으로 타석에 섰다. 타석에서는 오직 타이밍만 생각했다"고 했다. 그런 무심타법이 끝내기 홈런으로 이어졌다.
유강남은 "제가 끝내기 홈런을 쳤지만 그 전에 준우 형이 2루에서 3루로 정말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한 것이 저보다 더 인정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엄지를 세웠다.
데뷔 첫 선발투수와 7명의 불펜진 "포기는 없다"
8명의 투수들도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했다.
데뷔 6시즌 만에 첫 선발로 나선 정성종은 혼신의 투구로 4이닝 무실점 깜짝 호투를 펼치며 이길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7명의 필승조가 출격해 승리에 징검다리를 놓았다. 8회 구승민은 1사 만루 위기를 넘겼다. 1점 차 뒤진 9회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김원중은 탈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9회말을 앞둔 타자들의 기를 세웠다.
이들 투수를 이끈 포수 유강남은 "모든 선수들이 정말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9회까지 끝마쳤던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항명 소문 속 코치 보직 변경의 어수선함 속 캡틴의 미팅
항명 보도 직후 주요 코치보직이 바뀐 날. 가뜩이나 지난 주말까지 6연속 루징시리즈 속에 벌어놓은 승수를 다 까먹고 5할 승률로 내려앉은 터. 여러모로 뒤숭숭한 상황 속 경기 전 캡틴 안치홍이 선수단을 불러모았다.
"우리 선수들은 전혀 개의치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야구장에서 끝까지 포기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치홍이 형이 전달해 주셨어요. 준우 형도 분위기 개의치 말고 우리 할 걸 하자고 하셨고요. 최고참 선배가 이렇게 얘기하시니 저희 선수들도 다른 거 신경 안쓰고 오늘 경기에 최선을 다 했던 것 같아요."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유강남의 증언이다. 그는 "이전까지 안 좋았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나간 건 있고 다시 리셋 해서 앞으로의 게임에 더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가 처한 현 상황을 대변하는 이야기였다.
삶의 기적은 우연한 사건에서 찾아올 때가 있다. 가장 힘든 순간, 마법 처럼 해법이 찾아왔다.
오늘의 경기, 매 순간에 집중하는 것. 바닥까지 떨어진 6월의 롯데 야구가 다시 반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른다. 유일한 해답은 진정한 원팀 완성에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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