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김지수는 웃고…, 양현준은 울고….' 최근 K리그를 대표하는 두 '젊은피'가 유럽 진출을 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성남FC 소속이던 김지수(19)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포드 입성에 성공했고, 강원FC 양현준(21)은 스코틀랜드 셀틱의 제안을 받았지만 무산되는 분위기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화제에 오른 두 K리거의 유럽 진출 이슈, 묘하게 닮은 꼴과 크게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선 닮은 점. 둘은 K리그 '젊은피'를 대표하는 기대주로 소속 팀에서 놓치고 싶지 않은 필수 자원이다. 지난 겨울 찾아왔던 해외 진출 기회를 참고 기다렸다가 이번 여름 기회를 맞았다는 것도 같은 점이다. 각 소속팀 사정도 닮았다. 성남은 2023시즌 1부 재승격을 위해, 강원은 강등권 탈출을 위해 승리가 절박하다.
이에 반해 선수의 유럽 진출을 대하는 방식과 자세는 달랐다. 축구계에 따르면 김지수와 양현준의 큰 차이점은 '바이아웃' 조항이라고 한다. '바이아웃'은 선수와 구단이 계약할 때 일정 금액을 정해 놓고, 이 금액 이상을 제시한 타 구단이 선수의 소속 구단에 구애받지 않고 선수와 협상할 수 있는 계약 방식을 말한다.
브렌트포드는 바이아웃 금액(70만달러·약 9억원)을 충족했기에 무난히 김지수를 영입했다. 하지만 '바이아웃'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차이점도 무시할 수 없다. '선수'와 '구단'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뒀느냐의 차이다.
스포츠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은 '바이아웃' 조항이 없더라도 김지수의 성장을 위해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었다. '바이아웃' 금액을 유럽리그 입장에서 '헐값'에 책정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바이아웃' 없는 양현준의 이적료는 김지수보다 3배 이상 많다.
성남 구단의 김영하 대표이사는 지난 27일 김지수의 이적을 발표하면서 "김지수 덕분에 성남이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려졌고 구단의 큰 성과"라고 축하했다. 구단주인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난 14일 SNS를 통해 김지수의 출국 소식과 함께 미래를 축복하는 등 이른바 '구단주피셜'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김지수의 유럽 진출을 대하는 성남의 자세를 잘 드러낸 사례들이다.
반면 강원은 '선수의 해외 진출을 장려한다'고 했지만 무게중심이 선수와 구단 중 어느 쪽인지 애매한 자세를 보였다. '강등권 탈출 급선무 등의 이유로 여름 이적 불가'라는 입장을 보면 분명 '구단 우선'이다. 이영표 전 대표 시절 미국 리그의 제안을 고사할 때 했던 유럽 진출 지원 약속을 막상 기회가 오자 '겨울에 보내준다는 데 뭐가 문제냐'는 식의 구단 자세에서도 '선수 존중'은 찾아 볼 수 없다.
게다가 강원은 이적이 무산될 상황에 이르자 양현준 입장을 대변하는 에이전트의 '언론 플레이' 책임론을 꺼내는 등 프레임 전환을 하며 양현준의 상처받은 마음을 더 헤집고 있다. 설령 양현준의 이적이 성사되더라도 웃으며 헤어지기 힘든 분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 역시 축복받으며 떠난 김지수와 크게 다른 점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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