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마운드에선 밀리지 않았다. 득점 기회는 오히려 더 많았다. 하지만 고비 때마다 터진 불운과 실수에 발목을 잡혔다.
박세웅과 브랜든. 두 선발투수의 힘이 팽팽하게 맞부딪친 경기였다. 나란히 7이닝 무실점. 전광판에는 0의 행진이 이어졌다.
하지만 내용은 조금 달랐다. 브랜든은 최고 150㎞의 직구에 커터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던진다. 롯데 타선은 실마리를 좀처럼 찾지 못했다.
단 1번의 찬스는 있었다. 4회말 볼넷과 안타, 희생번트, 볼넷으로 1사 만루를 만들었다. 이어 한동희가 중견수 쪽 뜬공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두산 중견수 정수빈의 빠르고 정확한 송구에 3루주자 전준우가 홈에서 아웃됐다.
반면 두산에겐 좀더 많은 기회가 있었다. 경기전 이승엽 두산 감독은 "우리가 희생번트 가장 적지 않나?"라면서도 "오늘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작전야구를 하겠다. 타선이 점수를 뽑지 못하니까 작전을 쓰는 것"이라고 했다.
경기 후 박세웅은 "야수들의 수비 집중력과 (유)강남이형과의 소통 덕분에 좋은 흐름이 만들어졌다"고 돌아봤다. 두산은 4~7회 4이닝 연속 주자가 스코어링 포지션에 진출했지만 점수와 연결짓지 못했다. 고비 때마다 상대의 호수비에 막혔고, 결정적인 판단 실수도 있었다.
1,2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두산은 3회 선두타자 로하스가 안타로 출루했다. 하지만 허경민의 번트 때 롯데 3루수 한동희의 빠른 판단이 빛났다. 투수 앞쪽까지 달려든 한동희는 지체없이 2루로 송구,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박세웅은 4회 2사 1,2루 위기에서 양석환을 삼진 처리하며 막아냈다.
5회에는 예상치 못한 이학주의 실책이 나왔다. 1사 1루에서 두산 허경민의 유격수 땅볼 때 2루 송구가 옆으로 빠진 것. 1사 1,3루 상황에서 다음 타자 이유찬의 타구는 날카롭게 우중간을 향해 날아가는 듯 했지만, 정확한 타이밍에 날아오른 안치홍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1루주자까지 아웃되며 더블아웃. 박세웅을 살린 안치홍의 호수비. 안개빗속 울산 야구팬들의 열기를 더욱 돋운 순간이었다.
두산에게 가장 속상했을 순간은 6회초다. 안타와 희생번트, 볼넷으로 1사 1,2루의 기회를 잡았다. 양의지의 타구는 1루 라인쪽 평범한 뜬공.
이때 1루주자 김재환의 방심이 문제였다. 1루수 고승민이 공을 잡으러 나가있었지만, 재빨리 투수 박세웅이 베이스 커버에 들어온 걸 보지 못했다. 고승민은 잡자마자 빠르게 1루에 던졌고, 어이없는 더블아웃으로 이어졌다. 김재환의 본헤드 플레이였다.
9회초에는 또한번 그림같은 호수비에 막혔다. 롯데 마무리 김원중을 상대로 김재환 양의지가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무사1,2루의 절대적 찬스. 하지만 양석환의 번트가 살짝 떴고, 대시해온 고승민이 몸을 날려 잡아냈다. 고승민은 나뒹굴면서도 2루를 확인, 곧바로 몸을 일으켜 2루에 던졌다.
번트 상황이라 2루주자 조수행은 스타트를 끊었던 상황. 다이렉트로 잡힌걸 확인하곤 곧바로 귀루했지만 늦었다. 송구가 다소 높았지만, 더블아웃으로 처리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상대의 기세를 수차례 꺾은 롯데는 두번째 찬스는 놓치지 않았다. 연장10회말 박승욱이 안타로 출루했고, 김민석이 번트로 기회를 이어갔다. 이어진 1사 2,3루에서 윤동희가 좌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울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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