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5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린 외국인 타자를 보고도 감독은 마음 편히 웃지 못했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윌리엄스의 이야기다.
무사 만루 찬스에서는 내야 뜬공, 12대6 크게 앞서고 있던 2사 3루에서는 적시타. 한 이닝 동안 두 번 타석에 들어서 극과 극의 결과를 만들어 낸 두 얼굴의 사나이 윌리엄스 때문에 최원호 감독의 표정도 실시간으로 변했다.
25일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한화는 홈 대전에서 NC에 내리 두 경기를 내주고 고척 원정길에 올랐다.
전반기 막판 18년 만에 8연승을 달리며 가을 야구를 향해 희망의 불씨를 살린 한화. 타율 0.125 극심한 타격 부진 속 결국 방출된 오그레디 대체 선수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윌리엄스의 타격감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었다.
키움과의 경기 전까지 윌리엄스는 12경기 타율 0.176 1홈런 4타점을 올리고 있었다. 분명 기대치보다는 저조한 성적이었다. 최원호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외국인 타자 윌리엄스를 8번 타순으로 내렸다.
최 감독은 윌리엄스에 타격 부진에 대해 '뒤로 빠지면서 타격하니깐 타이밍이 늦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내려갈 데가 없다. 잘하면 올라간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외국인 타자.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지 않은 윌리엄스는 첫 타석부터 쫓기듯 타격했다. 키움 선발 장재영의 직구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변화구 없이 직구 5개에 헛스윙 삼진.
두 번째 타석이던 4회 2사 1,2루 두 번 연속 파울 타구를 만든 윌리엄스는 3구째 바깥쪽 높은 코스로 직구가 또 들어오자, 우익수 앞 안타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타이트한 상황에서는 아쉬웠다. 3대3 동점이던 6회 2사 2루 역전 찬스. 1B 1S 체인지업이 한복판에 들어왔지만, 윌리엄스는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결과는 유격수 뜬공. 실투를 놓친 타자 윌리엄스는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자책했다.
이날 8번 타자 윌리엄스에게 찬스 계속 찾아왔다. 3대6 뒤지고 있던 8회 무사 만루. 홈런포 한방이면 역전도 가능한 상황. 윌리엄스는 슬라이더에 또 타이밍을 뺏기고 말았다. 이번에도 유격수 뜬공. 윌리엄스는 배트를 땅에 내려치며 아쉬워했고, 만루 찬스에서 최소 희생 플라이라도 기대했던 최원호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서는 윌리엄스를 애써 외면했다.
하지만 8회 한화 타선이 폭발했다. 한 이닝 타자 이순. 10안타 5볼넷 13득점으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12대6 크게 앞서고 있던 8회. 한 이닝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윌리엄스는 여유로운 상황에서는 시원한 적시타를 날렸다. 이후 이진영의 스리런포 때 득점까지 올린 윌리엄스가 한 번 더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최원호 감독은 옅은 미소를 보이며 윌리엄스와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지난 6월 28일 KT전 이후 두 번째 멀티히트 경기를 펼친 윌리엄스. 이날 성적만 놓고 보면 만족스러운 결과지만 직구에 타이밍이 늦는 타격자세와 타이트한 상황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윌리엄스. 최원호 감독은 외국인 타자 윌리엄스가 결정적인 순간에도 한방을 쳐주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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