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내가 들어가서 넣을 수도 없고…"
남기일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벌써 10경기 째 승전보를 울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3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강원FC전(2-2 무승부)부터 시작된 무승의 늪이 6일 경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경기도 무승의 출발점과 같은 강원과의 홈경기였다. 이날 제주는 후반 37분 강원 박상혁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고 끌려가다 후반 추가시간에 헤이스가 극적으로 얻어낸 페널티킥 찬스를 직접 성공하며 간신히 패배를 면했다.
이렇듯 10경기 연속 무승(4무6패)의 슬럼프가 이어지면서 고공비행하던 순위도 곤두박질 쳤다. 6월 4일까지 K리그1 2위였던 제주는 불과 2개월 만에 9위까지 추락하며 이제 파이널A 진입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아직은 파이널A 마지노선인 6위 대구FC와의 승점 차이가 3점 밖에 나지 않아 반등의 기회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승 행진이 더 이어지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문제는 이렇게 길어지고 있는 무승의 고리를 끊어낼 비책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제주의 부진이 어느 한 두 부분의 문제가 아니라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스트라이커의 부재'와 '핵심 베테랑의 이탈'을 들 수 있다.
일단 지난해까지 팀의 간판 득점원으로 확실한 역할을 해주던 주민규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울산 현대로 이적하면서 주득점원 역할을 해줄 선수가 사라졌다. 시즌 개막전에 벌어진 일이라 초반에는 별로 데미지가 크지 않았지만, 최근 득점력 부진이 이어지며 새삼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10연속 무승 기간을 전후해 베테랑 구자철과 최영준의 부상, 그리고 이창민의 군 입대, 마지막으로 안현범의 전북 현대 이적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팀 스쿼드의 기반이 흔들렸다. 결과적으로 제주의 전력 자체가 2개월 전에 비해 크게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과적으로 제주는 10연속 무승 기간에 총 10골을 넣었지만, 21실점을 하며 공수의 밸런스가 붕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K리그에서도 '연구하는 지도자'로 잘 알려진 남기일 감독조차도 확실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남 감독은 6일 강원전을 마친 뒤 "휴식 기간에 전체적으로 밸런스를 잘 맞췄고, 공수 간격도 원하는 대로 잘 됐는데 후반이 되어 틈이 벌어졌다"면서 "특히 공격에서 문전까지는 잘 갔는데, 골로 해결이 되지 않았다. 그동안 훈련을 많이 했는데, 그게 안나와 아쉽다"고 말했다.
일단 남 감독은 슬럼프 탈출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골어 터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훈련을 통해 다양한 찬스는 만들고 있는데, 득점이 안나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하는데, 잘 되지 않아 힘들다"고 했다. 결국 남 감독의 게임 플랜에 화룡점정을 찍어줄 해결사가 나와야 한다. 그나마 믿을 인물은 강원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넣은 헤이스(6골)다. 남 감독은 "유효슈팅이 많이 나와야 한다. 크로스도 동료에게 이어지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며 헤이스의 분발을 촉구했다. 과연 제주가 긴 무승의 고리를 언제 끊게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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