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게 의무사항이라고?'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해리 케인은 정들었던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바이에른 뮌헨과 계약했다. 케인은 '우승'에 대한 열망을 풀고 싶어했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11시즌 연속으로 제패한 뮌헨에서라면 금세 우승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뮌헨의 일원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케인은 미처 몰랐다. 우승컵을 들어 올리기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는 것을. 바로 독일 전통의상인 반바지를 입고 커다란 맥주잔부터 들어 올려야 한다. 이것이 뮌헨 선수라면 누구나 빠짐 없이 거쳐야 하는 의무규정이라는 것을 케인은 나중에야 알게됐다. 케인은 난감해 했지만, 현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18일(한국시각)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 구단에서 유지되고 있는 레더호젠(전통의상) 착용 규정을 미처 모르고 있다가 이 사실을 알고 깜짝 놀라게 됐다'고 보도했다.
케인은 이번 유럽축구 여름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군 주인공이다. 이적시장 초반부터 토트넘을 떠나 새 팀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컸고, 실제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등이 케인의 영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케인을 보내지 않으려는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의 철옹성 같은 방어벽을 뚫지 못했다. 레비 회장은 '이적료 1억 파운드' 기준을 두고 케인의 이적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뮌헨의 공세를 막을 순 없었다. 케인 영입전에 다소 뒤늦게 뛰어든 뮌헨은 전방위적인 노력을 통해 케인을 설득했고, 토트넘과 협상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이 직접 런던의 케인 집으로 찾아가 팀 합류를 권유해 개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구단 수뇌부 역시 전용기를 타고 런던에서 레비 회장과 만나 협상을 이어나갔다. 뮌헨은 무려 4차에 걸친 이적료 수정제안을 보냈고, 결국 1억 파운드를 맞췄다. 특급 스트라이커에 대한 절실함으로 큰 지출을 감행한 것이다.
결국 케인은 토트넘을 떠나 뮌헨에 합류했다. 케인은 새 시즌 팀의 주력 공격수로 우승을 향해 뛸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케인은 뒤늦게 뮌헨의 전통 연례행사에 대해 알게 됐다. 10월에 열리는 독일의 전통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 행사 때 뮌헨 선수들이 반드시 독일 전통복장인 레더호젠을 입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케인은 그게 '의무'라는 건 몰랐다.
케인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전에도 이 행사를 본 적은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게 모든 선수들의 의무사항인 것은 몰랐다'고 말했다. 자신은 반바지를 입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듯 하다. 하지만 케인은 구단의 전통을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 팀의 일원이 되기로 한 것이다. 그는 '구단의 문화를 알고 싶다. 그런 게 다 경험의 일부가 될 것이다. 과연 내가 그 의상을 입었을 때 어떻게 보일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제 곧 '반바지 차림'의 케인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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