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여자펜싱 사브르 맏언니' 윤지수(30·서울시청)가 아시안게임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떠올린 사람은 아버지인 윤학길 KBO 재능기부위원이었다.
윤지수는 26일 오후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샤오야치(중국)를 15대10으로 물리치며 개인 경력 최초로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지수는 경기 후 아버지 관련 질문에 "경상도 집안이라 표현은 잘 안 한다. 그래도 지금 울고 계실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윤 위원은 현역 시절 프로야구 롯데를 대표하는 투수였다. 윤지수는 "아버지에게 운동신경을 물려받지 않았나 싶다"며 "마지막 라운드까지 공을 던지는 아버지의 멘탈도 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윤지수는 2014년 인천대회에서 이라진이 김지연과의 집안대결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따낸 뒤 8년만에 우승했다. 이번 우승으로 한국 여자 아시안게임 사브르 개인전 우승이 4개로 늘었다.
주로 단체전에서 성과를 내온 윤지수는 "(샤오야치는)한번도 이겨본 적 없는 선수다. 후회없이 하자고 했는데 이렇게 금메달을 따게 됐다"며 경기가 끝난 뒤 든 기분은 '후련함'이었다고 했다.
윤지수는 이번 대회를 부담감 속에서 치렀다. 오랜세월 동고동락한 김지연 최수연 등 언니들이 줄줄이 은퇴하면서 졸지에 사브르대표팀 맏언니이자 주장이 됐다. 이번에 같이 참가한 선수들은 모두 이번이 첫 아시안게임이다.
윤지수는 "우울증이 걸리는게 아닌가 싶었다. 지난 1년을 겪으면서 언니들이 느꼈던 무게를 조금 알 것 같았다"며 "너무 힘들어서 (김)지연 언니(SBS해설위원)에게 전화를 했다. 그랬더니 '너가 최고야'라고 해줬다. 엄청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풀리그를 4전 전승으로 통과한 윤지수는 토너먼트 16강에서 파올라 플리에고(우즈베키스탄)에 15대1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8강에서 줄리엣 흥(싱가포르)을 15대6으로 가볍게 누른 윤지수는 준결승에서 지난 도쿄올림픽 16강에서 탈락 아픔을 준 자이나브 다이베코바(우즈베키스탄)를 15대14로 꺾었다.
16강에서 동료 전은혜를 탈락시킨 샤오야치와 결승전에서 초반부터 앞서나갔다. 선제득점을 내준 윤지수는 1-2 상황에서 7연속 득점하며 8-2로 격차를 벌렸다. 2피리어드에 돌입해 샤오야치의 추격이 매서웠다. 9-6, 10-7, 11-8, 12-9…. 달아나려는 윤지수와 추격하려는 샤오야치, 3점차를 유지했다. 하지만 윤지수는 13, 14점을 연속해서 따내며 '빅토리 포인트'에 놓였고, 결국 마지막 찌르기가 적중하며 15대10으로 승리, 금메달을 차지했다.
윤지수는 남은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우승해 2연패를 반드시 획득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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